각종 의혹에 사퇴 의사 밝히는 김병기 원내대표. 연합뉴스
초유의 여당 원내대표 중도 낙마
뒤늦게 “정부 걸림돌 될 수 없다”
‘1억 수수’ 의혹 강선우는 당 감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가 30일 항공사 숙박권 수수 등 가족까지 연루된 각종 의혹이 연일 제기되자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임기 도중 개인 비위 논란으로 물러난 것은 초유의 사태로 평가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가 지난 26일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지 4일 만에 김 원내대표가 물러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제 거취와도 연결돼 있었다”며 “이 과정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민주당 원내대표로서의 책무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가) 그동안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국민의힘과 내란 잔재 청산과 개혁 입법을 하느라 참 수고 많았다”며 “앞으로 잘 수습하고 헤쳐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 출신의 3선 중진으로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그는 이달 말부터 항공사 숙박권 수수 등 각종 비위·특혜 의혹을 받아왔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직 보좌진을 의혹 제기자로 지목하고 공방을 벌이는 등 논란이 커졌다.
정 대표는 이날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현직 서울시의원에게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당 윤리감찰단에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