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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 유튜브 갈무리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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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대표 책을 2권이나 사서 읽었어요. 어쩌다 밀가루나 아이스크림 같은 ‘가속노화’ 음식을 먹을 땐 정 대표가 떠올라서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직장인 구아무개(32)씨는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를 둘러싼 최근 논란을 접하며 당혹감을 전했다. 정 대표가 서울아산병원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동료였던 위촉연구원과 스토킹·성범죄 혐의 등을 두고 고소와 맞고소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가 전한 ‘저속노화’ 개념까지 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구씨는 29일 한겨레에 “앞으로 정 대표가 나오는 영상을 보거나 저속노화에 예전처럼 의무감을 느끼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를 포함해 방송인 박나래와 주변 연예인들의 불법 의료시술 의혹, 배우 조진웅의 소년범 이력 논란 등이 이어지며 혼란스러운 감정을 토로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논란이 있는 유명인을 여론을 통해 사실상 공론장에서 퇴출하는 이른바 ‘캔슬 컬처’(퇴출 문화)가 보편화한 가운데, 이들이 전한 가치까지 ‘캔슬’해야 할지 혼란을 겪는 셈이다.

방송인 박나래. 앤파크 제공
방송인 박나래. 앤파크 제공

실제 시민들은 최근 논란이 된 연예인들이 단순한 유명인·연예인에 머물지 않고 삶의 태도와 방식을 대표하는 친구 같은 이미지로 여겨졌던 탓에 속상함이 더 크다고 전했다. 임아무개(29)씨는 “과로와 과음이 당연시되는 직장 문화에 스트레스를 받던 차에 자기 돌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 대표의 콘텐츠에 위로를 받았다”며 “이런 콘텐츠가 주류가 되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해 주변인들에게도 홍보해왔는데, 당사자가 그 메시지를 훼손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정 대표의 유튜브를 보면서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했다는 엄아무개(32)씨도 “저속노화 생활을 계속 유지하겠단 생각엔 크게 변함이 없다”면서도 “논란을 계속 접하다 보니 오히려 저속노화가 허상은 아닌가 하는 허탈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 “소위 ‘개념 발언’을 한 인물일수록 논란이 생겼을 때 실망과 분노가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논란들에 따른 반응도 캔슬 컬처의 연장선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유명 인사들이 빚어낸 논란과 그들이 전한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실망과 혼란을 딛고 나름의 해법을 찾아보려는 이들도 있다. 정 대표와 박나래를 응원했다는 김아무개(30)씨는 “냉소적인 감정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최대한 사람과 개념을 분리해서 보려고 한다”며 “방송이나 유튜브 영상을 볼 생각은 없지만 (저속노화를 알기 전으로) 생활 습관을 되돌린다거나 박나래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했던 경험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대중은 일종의 영웅, 흠잡을 데가 없는 ‘진짜 공인’, ‘진짜 스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저속노화 같은) 좋은 정보를 주는 유명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보니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을 때 혼란을 느끼기도 하고 배척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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