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한미연합균 사령관이 29일 서울 용산구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열린 2025 제2회 한미 연합정책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 제공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은 29일 “동맹 현대화가 단순히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단순히 한반도의 위협에 대응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군이 북한에 대한 대응을 넘어 대중국 견제 등에서도 더 폭넓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로 해석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한미연합군사령부 주최로 열린 ‘제2회 한미 연합정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반도는 동북아 전역의 세력 균형을 형성하는 더 넓은 지역 역학의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반도가) 직면한 위협이 현대화하고 있다”며 “동맹 현대화가 역동적으로 진화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은 평화적 통일을 공식적으로 거부했고 남한을 주적으로 규정했으며 남북 대화의 상징들을 해체하고 있다”며 “동시에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 협상용 전술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적 결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현대화는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되며 유엔사, 한미연합사, 주한미군 전반에 걸쳐 한미동맹을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더 빠른 의사 결정과 더 긴밀한 통합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일 3자 안보 협력 및 훈련은 우리의 회복 탄력성을 높여주고 잠재적 적대 세력들의 계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한·미·일 협력을 지속적으로 진전시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에서의 위기는 빠르게 전개될 수 있으며 미국, 한국, 일본 그리고 역내 파트너들이 내리는 전략적 선택은 이 지역이 갈등으로 향할지 안정으로 향할지를 불가피하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역할은 핵심적”이라며 “한국의 역량, 지리적 위치 그리고 대비 태세는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려는 어떤 노력에서도 중심축이 된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1월17일에는 거꾸로 뒤집은 세계 지도를 공개하며 “베이징(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군 전력은 원거리 전략이 아니라 중국 주변에서 즉각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인접한 전력”이라고 강조하는 등 한국과 주한미군이 중국 견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이자 전 미 육군 대령인 데이비드 맥스웰은 이날 발제를 맡아 ‘동북아전투사령부' 신설을 언급했다. 맥스웰 부회장은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두 개 이상의 전쟁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에 동북아전투사령부를 두고 일본 도쿄에 ‘융합 노드'를 둬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전력이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전투사령부는 한국의 합참과 미국의 동북아전투사령관 역할을 합치는 개념이라며, 제3국의 영향력을 관리하고 핵협의그룹(NCG)을 활성화하는 기능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