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민의 평균 거주 기간은 길어졌지만, 집을 소유한 가구 비율과 가구당 집 크기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8일 이런 내용의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의 서울 표본 약 7천가구에 서울시 자체 표본을 더해 총 1만5천가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평균 거주 기간은 2021년 6.2년에서 지난해 7.3년으로 1.1년 늘었다.
특히 자가를 보유한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11.6년으로 2021년보다 1.9년 증가했다. 반면, 세입자는 같은 기간 0.6년 느는 데 그치면서 자가와 임차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 격차는 6.6년에서 7.9년으로 벌어졌다. 이는 세입자의 주거 불안정성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한 가구가 사용하는 주택 면적은 줄어들었다. 2021년 60.9㎡이었던 가구당 주택 사용 면적은 2024년 58.5㎡로 줄어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5년 이내 이사 경험이 있는 가구 가운데 전세·월세에서 살다 현재 주택이 ‘자가’인 비율은 2021년 31%에서 2024년 31.5%로 소폭 상승했다. 이런 상승은 강남권이 이끌었다. 강남권의 자가 전환 비율은 같은 기간 28.7%에서 30.5%로 늘었지만, 강북권은 33.6%에서 32.6%로 1%포인트 감소했다.
자가에서 거주하는 비율인 자가 점유율은 2024년 44.1%로 2021년보다 0.6%포인트 늘었다. 전세에서 살고 있는 가구 비율은 25.4%, 월세는 28%로 소폭 줄었다.
다만, 서울 시민의 주택 만족도는 3.01점, 주거환경 만족도는 3.06점으로 2021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율은 6.2%에서 5.3%로, 반지하 거주 가구 비율도 4.7%에서 2.5%로 줄어드는 등 물리적 주거 조건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지하가 많았던 지역에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반지하 거주 비율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자치구별 주요 주거실태도 함께 공개됐다.
가장 오래 사는 자치구는 노원구(9.3년), 구로구(8.7년), 도봉구(8.3년)였고, 거주 기간이 짧은 지역은 관악구(6.03년), 강동구(6.09년), 중구(6.21년)였다. 주거환경 만족도가 높은 자치구는 광진·용산·강남구였고,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종로구였다.
자가보유율과 자가점유율이 모두 높은 지역은 도봉구(63.9%, 59.2%)와 노원구(58.1%, 52.2%)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봉구는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비율이 49.2%로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청년 가구는 관악구(45.2%)에 가장 집중돼 있었고, 신혼부부는 강동구(10.6%), 성동구(9.8%)에 많았다. 고령 가구는 도봉구(33.2%), 강북구(31.6%)에 몰려 있었다.
서울시는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주거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31일부터 ‘서울주택정보마당’ 누리집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