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잘못된 일, 탄핵도 불가피”
이재명 정부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명 정부의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은 28일 “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도 잘못된 계엄의 결과이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 지명 이후 정치권 안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전력을 들어 부적절한 인선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협위원장으로서 당(국민의힘)의 입장을 따라간 적이 한번 있기는 하지만, 12·3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일이 분명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보수 법관들도 만장일치로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번 장관 지명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다양한 목소리 듣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자 지명 사실은 “이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재명 정부는 확대 재정정책을 기조로 하고 있는데, 이 후보자는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어 정책적 기조 측면에서도 해명이 필요하다”는 조국혁신당의 비판에 대해선 “차차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소속인 3선의 이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파격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윤 전 대통령 체포에 나선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을 내란 혐의로 고발하는 데 동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차 내란특검하고 내란정당 해산시키겠다면서, ‘계엄옹호, 윤 어게인’하는 사람을 핵심 장관으로 지명하는 이재명 정권,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 외치고 윤석열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에 앉히는 인사, 정부 곳간의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윤준병 의원) “윤석열 정권 탄생에 큰 기여를 했거나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의 대상이어야 하는가, 솔직히 쉽사리 동의가 안 된다”(이언주 의원)는 반발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