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러시아 미사일, 드론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아파트 건물에서 소방관이 작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군사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러시아의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키이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키이우에서는 이날 이른 오전부터 큰 폭발이 이어졌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자국 방공망이 가동 중이라며 시민들에게 대피소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 드론이 키이우와 북동부·남부 지역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면서 전국 단위 공습 경보를 발령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전력회사 DTEK는 이날 공습 여파로 키이우 인근 지역에 비상 정전 조치를 시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를 겨냥한 러시아의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는 28일 미국에서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안을 논의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협상 후 공개한 20개 조항 종전안과 관련해 전날 “90%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돈바스 영토 할양 문제와 자포리자 원전 운영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새해 이전에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