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자체 조사가 정부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경찰이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쿠팡 수사를 맡은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6일 정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쿠팡의 주장에 대해 “쿠팡과 협의가 없었다”며 “쿠팡의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앞서 지난 25일 유출자로부터 자백을 받고 해킹에 사용된 장비를 회수했다고 발표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이번 조사는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재차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정부가 지난 9일 유출자 접촉을 제안해 14일 첫 면담을 진행했고 이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다”며 “16일에는 정부의 지시에 따라 정보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1차 회수해 정부에 보고·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드 드라이브를 제출한 즉시 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시 정부는 정보 유출자로부터 추가 기기를 회수해 줄 것을 요청했고 18일 인근 하천에서 유출자의 맥북 에어 노트북을 회수했다”며 “정부 지시에 따라 포렌식 팀을 투입해 물증을 확보하고 증거를 문서에 기록한 즉시 노트북을 정부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21일 쿠팡이 임의 제출한 노트북 등 증거물을 포렌식 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해당 노트북이 유출자인 피의자가 사용한 게 맞는지, 범행에 사용된 증거물인지를 분석하고 있다. 임의제출 과정에서 데이터 변조는 없었는지도 파악 중이다. 현재 경찰은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인 중국 국적 전직 직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