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전경./뉴스1
국토교통부가 열차 납품을 약 3년 지연 중인 국내 철도차량 제작업체 다원시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주 전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다.
국토부는 이날 “코레일이 발주한 ITX-마음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관련해 다원시스의 선급금 목적 외 사용, 생산라인 증설 미이행, 필요 자재·부품 부족 등 계약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의 법률 자문 결과, 다원시스에 대한 사기죄 혐의가 제기됐다.
앞서 코레일은 ITX-마음 신규 차량을 도입하기 위해 2018~2019년 1, 2차 계약을 체결했다. 납품기한이 1차 계약은 3년, 2차 계약은 2년 지났지만 총 358량 중 218량이 납품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코레일은 지난해 4월 116량을 추가로 구매하겠다며 다원시스와 3차 계약을 체결했는데 현재까지 차량 제작을 위한 사전 설계조차 완료되지 않았다.
이번 국토부 조사 결과, 다원시스는 1, 2차 계약으로 받은 선급금 중 일부를 ITX-마음 철도차량 제작과 무관하게 사용했다. 다원시스는 이 금액 중 일부를 일반 전동차량 부품을 구매하는 데 썼다. 또 선급금은 해당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만 사용돼야 하는데, 다원시스는 2차 계약 선급금으로 받은 2457억원 중 1059억원을 1차 계약분 차량을 만드는 데 썼다.
또 다원시스는 3차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지난해 4월에 납품물량을 일시적으로 확대했다. 그해 다원시스는 매달 4량씩 납품하다가 지난해 4월에만 12량을 납품했다. 그마저도 3차 계약 체결 이후 납품을 중단했다. 다원시스는 3차 계약을 맺으면서 생산라인을 증설하겠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감사권이 미치지 않는 부분을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다원시스뿐만 아니라 발주자인) 코레일의 위법, 부당한 업무 처리에 대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