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000보 이하 걷는 사람들 대상 연구
한 번에 오래 걸을수록 사망·심혈관 질환 ↓
적게 걷는 비활동 그룹에서 효과 두드러져
한 번에 오래 걸을수록 사망·심혈관 질환 ↓
적게 걷는 비활동 그룹에서 효과 두드러져
지난달 22일 제주시 도두1동 무지개해안도로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뉴스1
'하루 1만 보 걷기'가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으로 인기를 끈 지 오래지만, 걸음 수 못지않게 '어떻게 걷는지'가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총 걸음 수는 비슷해도 한 번에 오래 걷는 사람이 여러 번 걷다 쉬기를 반복한 사람보다 사망 및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낮은 걸로 나타났다.
2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유럽대와 호주 시드니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내과학 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 등록된 성인 중 하루 평균 8,000보 이하를 걷는 3만3,560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참가자들의 보행 지속 시간에 따라 △5분 미만 △5분 이상 10분 미만 △10분 이상 15분 미만 △15분 이상 등 네 그룹으로 분류하고 사망 위험 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의 하루 평균 걸음 수 중앙값은 5,165보로, 대체로 '저활동군'에 해당했다. 참가자들의 42.9%는 주로 5분 미만으로 걷는 이들이었다. 33.5%는 주로 5~10분, 15.5%는 10~15분 보행했다. 8.0%만이 15분 이상 꾸준히 걷는 걸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한 번에 길게 보행할수록 사망 위험은 낮아졌다. 연구팀이 이들을 평균 7.9년간 추적 관찰할 동안 총 735명이 사망했는데, 5분도 안 걷는 이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4.36%로 가장 높았고, 5~10분 구간 1.83%, 10~15분 구간 0.84% 순이었다. 15분 이상 쉬지 않고 걷는 참가자들의 사망 위험은 0.80%에 불과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보행 유지 시간이 길수록 낮아졌다. 관찰 기간 중 심혈관 질환 발생은 총 3,119건인데, 5분 미만을 걷는 참가자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13.03%로 가장 높았다. 5~10분 구간은 11.09%, 10~15분 구간은 7.71%로 위험도가 점차 하락했다. 15분 이상 걷는 이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은 4.39%로 가장 낮았다. 이런 경향은 하루 5,000보 미만으로 걷는 비활동 성향 성인들에게 더 뚜렷했다.
연구팀은 "우리가 걸음 수나 걷기 시간에만 집중하면서 '어떻게' 걷는가와 같은 패턴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신체활동이 매우 적은 사람들도 걷기 패턴을 조정해 한 번에 더 오래, 최소 10~15분 걷는다면 심장 건강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