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고객들이 쿠팡을 탈퇴하는, 이른바 '탈팡'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그동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김범석 의장 등의 행태까지 밝혀지는 가운데, 이용자 수나 카드 결제 건수가 줄었다는 데이터도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고객들이 왜 탈팡을 하는지, 문다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50대 직장인 조유정 씨는 최근 쿠팡을 탈퇴한 '탈팡족'입니다.
퇴근길에 집 가까운 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삽니다.
[조유정/쿠팡 탈퇴 회원]
"진짜 몇 개월에 한 번 올까 말까 정도. 진짜 오랜만에 오는 거예요."
개인정보 유출 이후 쿠팡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했습니다.
[조유정/쿠팡 탈퇴 회원]
"내가 100원 좀 더 쓴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안전한 사이트에서 제대로 된 금액을 주고 사자."
마트를 찾은 탈팡족은 많았습니다.
2차 피해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쿠팡에서 당신 정보가 유출됐다"며 검찰을 사칭한 피싱범에게 속아 1천1백만 원을 송금한 피해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박정근/쿠팡 탈퇴 회원]
"'쿠팡 배송이 시작됐다'라는 문자를 받았고 근데 저는 주문을 한 적이 없고 그리고 주문 정보도 저와 달랐고."
유출도 문제지만 이후 쿠팡의 행태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책임 있는 사과도 없고 보상안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혜원/쿠팡 유료멤버십 해지 회원]
"사과문을 보긴 했는데 보상 같은 것도 따로 없고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김범석 의장이 국회 출석에 응하지 않고, 외국인 사장을 내세우자 실망은 더 커졌습니다.
[쿠팡 회원]
"김범석 대표님인가 그분, 한국에도 안 들어오시고 외국에만 있고. 한국이 매출이 90%가 넘는다는데 무슨 딴 나라 일이 바쁘셔 갖고 안 오셨는지…"
클릭 한 번이면 문 앞에 놓였던 쿠팡 상자.
그 택배를 나르다 죽은 노동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는 탈팡족도 많았습니다.
[쿠팡 탈퇴 회원]
"새벽 배송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죽었잖아요. 편리함 때문에 쉽게 탈퇴를 못 했어요. 그런 것 때문에 쿠팡이 존재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좀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번에. 이번 계기로."
이들은 조금 느리더라도 제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김진경/쿠팡 이용 중단 회원]
"예전으로 돌아가서 미리미리 사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하루 만에 올 거를 생각을 안 하고 이틀 전, 3일 전 이렇게 사야겠다라고…"
이달 초 1,700만 명대까지도 치솟았던 쿠팡의 일간 이용자는 최근 1,400만 명대로 떨어졌고, 카드 결제 건수는 보름 동안 4% 줄었습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황주연 / 영상편집: 박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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