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에 반대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벌인 장동혁 대표를 향해 “노고 많으셨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당 장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며 “(지금은)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오늘 기어이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강행 통과시켰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이날 장 대표를 향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것은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계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권고를 내린(지난 16일) 이후인 묘한 시점에 나왔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재조사도 이뤄지며 그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반대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24시간 동안 홀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내란재판부법 재의요구권을 건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의 메시지를 두고 한 친한계 의원은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기보단, 고생한 것을 두고 잘했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게 먼저 고개를 숙였다는 해석은 맞지 않다”며 “당원게시판 사건이 옳은 방향으로 종결되기 전까지는 진정한 화해가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도 “장 대표와 싸울 때 싸우더라도, 노력한 것에 대해 칭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가 초유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뒤 국민의힘은 ‘단합 모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장 대표 앞에서 수차례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양향자 최고위원도 24일 “장 대표가 정말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본인의 존재감 뿐만 아니라 당내 결속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
한편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견을 허용않는 폐쇄적 팬덤정치야말로 한국정치를 망치는 주범”이라고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당게 논란이 장 대표의 한동훈 탄압이자 윤어게인 세력의 정적 제거임이 분명하다”면서도 “그럼에도 한 대표가 가족에게 확인하고 솔직히 털고 가야 한다는 제 조언조차 용납 못하는 팬덤이라면 개딸, 윤어게인과 별반 다르지 않은 악성 지지층”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했고, 한 전 대표는 주말에 토크 콘서트를 했다. 당원들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계파 정치에 대해 비판하며 “‘친한계’라는 단어를 불편해한다”는 발언도 이어갔다. 이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제가 쿠사리를 좀 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