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3일) 오후 5시 20분쯤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 드론을 띄워 돌고래 수십 마리를 관찰하고 있던 김민수 씨의 눈에 새끼 돌고래 한 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새끼 돌고래의 오른쪽 앞지느러미에는 흰색 물체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김 씨는 드론으로 좀 더 가까이 돌고래 무리에 다가갔습니다. 자세히 보니 몸에 붙은 물체는 폐그물이었습니다.
어제(23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돌고래. 폐어구가 몸을 칭칭 휘감고 있어, 성장하면서 폐어구가 몸통을 점점 옥죄어오면 생명을 위협받는 상태다. ‘돌고래 덕후’ 김민수 씨 제공.
폐그물은 새끼 돌고래 몸을 완전히 옭아매고 있었습니다. 몸통을 통과한 폐그물 줄이 지느러미에 걸려, 사람 손으로 직접 끊어내지 않고서는 벗어나지 못할 처지인 겁니다. 김 씨는 "등 지느러미가 있어서 폐그물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지 못할 상태로, 성장할수록 폐그물이 몸을 옥죄어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 끊이지 않는 제주 앞바다 '폐어구 수난'
제주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낚싯줄 등 폐어구에 걸리는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폐그물이 몸통을 칭칭 옭아맨 탓에 옴짝달싹 못 하고, 결국 갯바위에서 숨이 멎은 채 발견되는 멸종위기종 바다거북도 적지 않습니다.
폐어구 수난은 해양 생물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바닷가를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같은 조류도 몸통에 낚싯줄이 엉키거나,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를 먹었다가 내장에 바늘이 걸려 죽는 경우도 종종 포착되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개체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제(23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에서 포착된 새끼 돌고래. 폐어구가 몸을 칭칭 휘감고 있어, 성장하면서 폐어구가 몸통을 점점 옥죄어오면 생명을 위협받는 상태다. ‘돌고래 덕후’ 김민수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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