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2009년 이후 집값 최대 상승
이민자 급증과 구조적 공급부족 맞물려
이민자 급증과 구조적 공급부족 맞물려
포르투갈 리스본 전경.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포르투갈 주택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록적인 이민자 유입과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주택난은 포르투갈 정치권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통계청은 올해 3분기 평균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이 3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특히 기존 주택 가격이 19.1% 급등하며 전체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다.
주택 가격 급등은 포르투갈의 주거비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 10년간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임금 증가율을 크게 웃돌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주택 구매 여건이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된 국가로 꼽힌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비중은 전체 주택 재고의 1.1%에 불과해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급격한 인구 증가가 문제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포르투갈에는 지난해 기준 약 150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5%에 해당한다. 이민자 유입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거비 부담이 가계 생활비 전반을 압박하면서 사회적 불만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주택난 해소를 위해 내년까지 약 12억 유로(약 1조 70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저소득층 부담 완화를 위해 소득세 인하를 추진하는 등 정책적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민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 비용 상승과 인허가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주택 공급 확대 속도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르투갈 주택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거비 부담과 정치적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