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 장기화에도 ‘돈풀기 정책’에 젊은 층 호응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0일 일본 도쿄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들과 ‘중앙아시아 플러스 일본’ 정상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가 출범 2개월이 지난 가운데 국내에서 70% 안팎 높은 지지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돈풀기 정책이 팍팍한 생활을 하는 현역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2일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19∼21일 실시)를 보면 다카이치 정부 지지율은 지난달과 견줘 1%포인트 오른 73%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출범 때 71%이던 수치가 매달 1%포인트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각 출범 직후 2개월이 지나도록 70% 지지율을 유지한 것은 호소카와 모리히로(1993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2001년 4월) 총리 시절 이후 처음이다.
다카이치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책임있는 적극 재정’ 구호에 주로 청년, 현역 세대들이 호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책임있는 적극 재정’에 대해 평가한다는 응답이 74%, ‘평가하지 않는다’는 16%였다. 또 자녀 1인당 2만엔 일괄지급과 겨울철 전기·가스요금 보조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평가한다’는 응답(61%)이 열에 여섯을 넘었다.
다만 물가 상승에 대한 정부 대책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여전히 높아 ‘물가 상승으로 가계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85%로 나타났다. 이시바 시게루 정부 시절이던 지난 4월 조사 당시 92%에 이르렀던 것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불만이 높은 수준이다. 정부 대응에 대해 ‘평가한다’는 응답도 35%로 절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서는 연립여당 가운데 일본유신회가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중의원 의원수 감축’안에 ‘찬성’(78%)이 ‘반대’(13%)의 6배에 이르렀다. 원자력 발전소 가동 재개에 대해서는 찬반이 각각 63%, 26%였다.
이날 아사히신문 여론 조사(20∼21일 실시)에서도 집권 초반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68%로 높은 기대치가 드러났다. 이 매체 조사에서는 특히 최근 중국과 외교 갈등을 겪는 다카이치 총리 자세에 대해 되레 ‘평가한다’는 응답이 55%로 높았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30%였다. 중·일 갈등 여파 등으로 최고 인기 동물로 꼽히는 판다가 일본에 한마리도 남지 않고 중국으로 돌아갈 상황이지만 ‘판다가 다시 일본에 오도록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70%에 이르렀다. 다만 이 매체 조사에서도 정부의 물가 대응에 대해서는 ‘평가한다’(46%)는 응답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도쿄티브이(TV)의 공동 여론조사(19∼21일 실시)에서도 다카이치 정부의 지지율이 지난달과 같은 75%로 고공행진을 했다. 이 매체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정부는 출범 뒤 석달 연속 7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