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8년 부산에서 휴가 나온 군인 윤창호 씨가 만취 운전 차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졌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7년이 지났습니다.
윤창호법의 핵심인 '위험운전 치사상죄'는 술이나 약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최고 징역 15년, 사망하게 했을 때는 무기징역까지 처벌하도록 했습니다.
처벌을 강화해서 음주운전 인명 피해를 줄이겠다는 취지인 건데요.
하지만, 법 시행 후 선고가 난 관련 사건 6천여 건을 분석했더니, 실형이 선고된 비율은 단, 6%였습니다.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20년 1월 경기도 광명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7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음주운전 재범자였음에도 유족과 합의하고 뉘우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KBS가 '빅케이스'에 의뢰해 윤창호법 시행 이후 5년간 전국 법원에서 선고된 위험운전치사상 사건 6천7백여 건의 판결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가장 많은 형량은 집행유예로 5천2백여 건, 전체 판결의 78%를 차지했습니다.
벌금형은 천여 건으로 15%, 그 뒤를 이었습니다.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4백3십여 건으로, 6%에 그쳤습니다.
전체 판결 가운데 94%가 실형을 면한 겁니다.
실형의 형량을 살펴봤더니 3건 가운데 1건은 징역 1년 이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음주운전으로 사망자를 낸 사건을 추려냈더니, 전체 61건 가운데 41건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4건 중 1건은 징역 2년 이하였습니다.
특히 20건은 사망사건임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피해자 측과 합의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대다수 집행유예 선고의 이유였습니다.
[손형섭/경성대학교 법학과 교수 : "초범의 경우에는 좀 안타깝게 봐줘야지 되지 않나 그런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음주운전에 관대한 처벌이 바뀌지 않다 보니 음주운전 재범률은 윤창호법 시행 이후에도 40%를 웃돌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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