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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회의 법정 공개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아무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낮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아무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30일 낮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의 적극적인 유착을 시도했던 통일교가 교단 차원에서 2027년 대선에 도전하려고 했다는 내부 회의 내용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2022년 대선에서 정치권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뒤 차기엔 교단에서 대통령을 배출하겠다는 구상이었던 셈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한학자 총재 등의 재판에선 2021년 10월14일 열린 통일교 대륙회장 회의록이 공개됐다. 회의에서 권역별 지도자인 박영배 5지구장은 “국회의원 공천권, 청와대 기반입성 이 기반을 이루려면 결코 쉽지않다. 여기까지 가야 안착기반이 이뤄진다”며 “2027년까지 이렇게 가면 대권에 도전도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주진태 1지구장도 “우리 목표는 청와대에 보좌진이 들어가야 한다. 두번째는 여든 야든 국회의원 공천권을 줘야 한다. 그러려면 정책, 투표수, 자금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2027년 전까지 우리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2027년 대권 쟁취’를 염두에 둔 발언들이다. 특검팀은 이런 내용을 공개한 뒤 증인으로 출석한 엄윤형 통일교 세계본부 신통일한국처장에게 “종교단체에서 대선이나 국회의원 공천권 발언이 나온 배경이 무엇이냐”고 묻자, 엄 처장은 잠시 침묵하다가 “당시 윤영호가 추진하던 정책에 맞춰서 지구장들이 계획을 고민하고 논의하던 상황이었다. 본부장의 의지에 맞춰 진행한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선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를 결정·지시한 단위는 최고 지도자인 한 총재가 아니고 2인자인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과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증인으로 나온 세계본부 전직 직원 ㄱ씨는 “2017년에도 검찰 로비 자금으로 현금이 나왔다. 특별지원금 로비 자금을 보면 정원주 사인이 있다”며 “한 총재는 (기획 내용을) 자세히 알 수 없고 모든 걸 기획한 건 정원주·윤영호인데, 정원주가 피해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어 재판장께서 재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기획업무 사전 단계에서 한학자 총재가 일반론적인 지시를 하고, 윤영호와 정원주가 실행계획을 잡아서 할지 말지는 (한 총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ㄱ씨는 “한 총재는 항상 답변을 안한다. 누군가 보고하고 나면 바로 못 들으시거나 이해 못하셨을 때 보고자들이 나가면 정원주나 재단 이사장을 불러 ‘무슨 소리니’ 물어본다”며 “정원주 의견이나 보고자들 의견이 들어가서 한 총재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한 총재가 실명이 와서 특별보고를 정 전 비서실장이 읽어주는 방식으로 보고가 이뤄졌다며 한 총재를 실질적인 결정권자로 볼 수 없다는 통일교 쪽 주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단 ㄱ씨는 “저희는 종교단체여서 윤영호는 한 총재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다”며 “윤영호의 ‘개인 일탈’이라고 하는 건 개그콘서트”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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