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뭐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고 지적한 국내 생리대 가격이 5년 전보다 약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물가 평균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통계청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3분기 기준 118.48로 2020년보다 18.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기준시점(2020년)을 100으로 할 때 비교 시점 물가의 높고 낮은 정도를 나타낸다.
연도별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00→100.49→109.54→116.11→120.91로 매년 상승했다. 2025년 들어 1분기에 121.22까지 치솟았으나, 2·3분기에 각각 120.61, 118.48을 기록하며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전체 물가 총지수와 비교해도 생리대 가격 상승률은 높다. 2024년 기준으로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120.91이었는데, 총지수는 114.18이었다. 즉 2020년 대비 전체 물가가 14.18% 오를 때, 생리대는 20.91% 올랐다는 의미다. 올해 물가상승으로 3분기 소비자물가 총지수도 116.68까지 올랐지만, 생리대(118.48)보다는 낮다.
기간을 넓히면 생리대 가격 상승률 격차는 더 적나라하다. 2010년 기준으로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81.437으로 총지수(86.373)보다 낮았다. 하지만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총지수가 35.1%(86.373→116.68) 오를 때, 생리대 소비자물가지수는 45.5%(81.437→118.48) 올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에게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다면서요”라고 물으며 “조사 아직 안 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이 “조사 안 해봤다. 살펴보겠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조사 한번 해 봐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독과점이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보다 약 39%가 비싸다고 한다. 뭐 그렇게 비싼지 모르겠다”며 “담합이나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서 과도하게 물가를 올리고 이러는 것도 조사하려면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냐”고 재차 질문했다.
주 위원장이 “가맹 사업 등에 비하면 그렇게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공정위의 역할을 늘리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수치 39%는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5월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 모니터링 결과다. 당시 여성환경연대는 국내 생리대 462종과 11개국(일본·싱가포르·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미국) 생리대 66종 가격을 조사한 결과 국내 생리대 가격은 국외보다 평균 39.05% 더 비싸다고 밝혔다.
특히 팬티형 생리대는 59.91%, 오버나이트는 57.91% 더 비쌌다. 대형 생리대 가격만 국내 제품이 1.64%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