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기의 핫클립'입니다.
미국에서 공장을 짓느라 고생한 우리 노동자들이 이민당국에 무더기로 체포됐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고비를 좀 넘기는가 했더니 이 배터리 공장을 만들던 LG에너지솔루션에 또 다른 시련이 닥쳤습니다.
[미 조지아주 체포 노동자/KBS 뉴스/지난 11월 : "영화에서 보던 완전무장한 상태였고, 드론이나 헬기가 떠다니고 있었고. 소총류는 당연히 소지를 하고 있었고…."]
지난 9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비자에 문제가 있다며, 300명 넘는 한국인들을 느닷없이 체포했죠.
이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와 함께 만들던 전기차 배터리 공장입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체포가 잘못됐다고 사실상 시인하면서 상황이 마무리되나 했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습니다.
[포드 전기차 광고 : "클래식한 포드 F-150 트럭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전기차 특유의 감각을 더했어요."]
미국에서는 픽업트럭이 일반 가정에까지 폭넓게 대중화돼 있죠.
그런데 포드가 주력 모델로 내세운 이 전기차 트럭, 단종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기후 위기는 사기 조작"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를 없앴고요.
고가 전기차 개발도 중단되면서, 포드는 LG엔솔과 맺었던 배터리 구매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9조 6천억 원, LG엔솔 연매출의 약 30%가 날아간 겁니다.
[최재원/당시 SK온 대표/2023년 :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켄터키주) 글렌데일이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허브가 될 것입니다."]
한국의 또 다른 배터리업체 'SK온'도 미국 사업에서 일부 철수하게 됐습니다.
힘들게 건설한 켄터키 공장을 고스란히 포드에 넘겨주기로 했는데요.
포드는 이 공장에서 전기차 대신에 발전소 배터리 등을 만들어 팔 계획입니다.
한국 기업이 공들여 만들었더니 경쟁 공장이 되는 셈입니다.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봅커 훅스트라/유럽 기후 행동 집행위원 : "중국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를 포함한 핵심 기술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미국도 우리를 계속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유럽은 10년 뒤인 2035년부터 가솔린과 디젤 같은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었는데요.
당초 계획에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밀려들어오는데, 유럽 업체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내놓지 못하자 코너에 몰린 겁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시장 전환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지만, 신기술 경쟁은 여전히 치열합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정교해지는 사이, 중국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데요.
총성 없는 전기차 전쟁, 우리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도 기회를 놓쳐선 안 되겠습니다.
'박대기의 핫클립'이었습니다.
영상편집:서정혁/자료조사:김지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