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동기와 관련해, "12월 2일 감사원장 탄핵 추진이 계엄 선포 준비를 지시한 결정적 트리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용산 군사법원에서 열린 계엄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계엄 전날인 2일, 당시 야권이 발의한 최재해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는데 이 장면을 보고 계엄 선포를 최종 결심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북을 친다는 개념으로 계엄을 한 것"이라며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못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내란 목적의 계엄은 아니었다고 또다시 주장한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시 계엄군으로 가담한 여인형, 이진우, 문상호, 곽종근 등 사령관들에게 "참 안타깝다"면서 "제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참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이 끝나고 구치소로 돌아가 상당히 밤늦게까지 기도를 많이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신문 과정에서 군검찰과 날 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검찰 측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내가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사람이지 내란의 우두머리냐"고 반발했습니다.
"과한 음주로 기억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이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 역정내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총으로 쏘라거나 그를 잡아 오라고 지시했다고 발언했다는 폭로에 대해선 "당 게시판 의혹 사건이 터진 직후였던 것 같다"라며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기억이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사령관은 '총 쏜다' 같은 윤석열의 발언은 기억나지 않고, 한동훈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는 말은 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을 방첩사령관으로 발탁한 배경에는 "유능하다고 들어 임명한 것"이라며 계엄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오늘이 자신의 65번째 생일이라며 옥중 메시지도 냈습니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향해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어서 여러분이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모든 것을 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