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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모어

[뉴스데스크]
◀ 앵커 ▶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성장한 쿠팡은 노동자들을 몰아붙여 뽑아낸 배송 속도를 최고의 무기 삼아서 여기까지 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게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이냐는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쿠팡은 막대한 투자금으로 버티며 사회적 치킨게임을 벌인 끝에 한국시장을 장악했고, 그 사이 배달·콘텐츠까지 영향력을 더 확대했는데요.

누구든 언제나 소비자 역할만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로켓배송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실상의 중독상태가 됐고, 김범석 의장이 믿는 구석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기자의 눈, 송재원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당시 MBC 인권사회팀의 한 기자는 직접 택배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나르고 일하는 모습을 전했습니다.

[뉴스데스크 (2018년 10월 1일)]
"'로켓 배송'으로 유명한 택배회사 물류창고에 도착했습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이 생생하게 전해지며,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는데 쿠팡 역시 그중 한 곳이었습니다.

[쿠팡 물류창고 방송]
"본인이 아실 겁니다. 속도 올려주세요. 다시 한번 명단에 올라오시는 분들은 관리자들이 조치하겠습니다. 사원님들 속도 좀 올려주세요."

쿠팡 사원님들이 속도를 높이던 그때, 쿠팡의 창업주이자 얼굴인 김범석 의장은 미래를 꿈꿨습니다.

[김범석/쿠팡Inc 의장]
"저희에겐 좌우명이 있습니다.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집에 갇혔습니다.

노동자들은 밤을 새 가며 속도를 높였고, 물건은 새벽이면 어김없이 도착했습니다.

매년 연 매출 10조 원의 성장… 쿠팡의 로켓은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쿠팡은 소비자를 움켜쥐고 놓지 않았습니다.

쿠팡플레이, 영화와 드라마·스포츠 중계까지 공짜로 보여주고, 쿠팡이츠, 음식 배송료도 깎아주며, 정말 쿠팡 없이는 못 살 것처럼 만들었습니다.

[이윤지/아이 엄마]
"사실 저녁 되면 거의 일상처럼 쿠팡을 한 번씩 열어보고, 다음 날 뭘 먹지 이런 거 생각할 때도 쿠팡으로 구매를 하고…"

로켓이 엔진 출력을 높이듯 마구 닦달하며 속도를 높였기 때문일까?

노동자들이 잇따라 숨져도 쿠팡은 노동 조건을 개선하는 대신 대관팀을 내세워 사태 무마에만 신경 썼습니다.

쿠팡 작업장에선 여전히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고강도 노동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속도와 공짜 공세로 소비자 지갑만 노렸을 뿐 보안은 허술했습니다.

우리 인구가 5천 1백만 명인데, 무려 3천 3백만 명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최종 책임자인 김범석 의장은 이번에도 나타나질 않습니다.

처음엔 월급 사장이, 그 다음엔 얼굴도 처음 보는 미국인이 김 의장 대신 비난을 받으러 국회에 '로켓 배송' 됐을 뿐입니다.

[해럴드 로저스/쿠팡 임시 대표]
"아시다시피 제가 현재 쿠팡 대표이고, 이 사고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

야심 찼던 사업가 김범석은 그 꿈을 이뤘고, 그 꿈대로 쿠팡 없인 못 살게 된 소비자들이 떠나지 못할 거라 믿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사상 초유의 보안 사고를 겪었고, 또다시 사상 유례없이 무책임한 최고 책임자의 적나라한 모습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자의 눈,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독고명 / 영상편집 :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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