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갑질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박정택 수도군단장(육군 중장)이 직무 배제 상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12일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따르면 박 군단장은 지난달 28일 밤 10시20분쯤 화성 정남면 한 도로에서 차량을 몰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당시 한 시민이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이 박 군단장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정지 수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현역 군인인 관계로 사건을 군 당국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박 군단장은 부하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갑질을 한 정황이 적발돼 ‘정직 3개월’ 징계를 받고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29일 수도군단장 비서실 근무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박 군단장이 지난 1년여간 갑질 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센터에 따르면 박 군단장은 지난해 3월 비서실 직원에게 “너희 사모님이 무릎이 안 좋아 운동해야 하니 알아오라”며 수영장 아쿠아로빅 과정을 대리 신청하도록 지시했다.
또 직원에게 본인 자녀의 결혼식 때 메이크업숍, 결혼식장까지 운전하도록 사적 지시를 내렸다. 결혼식 하객 인원 체크, 자리 안내, 화환 정리·기록, 식장 내 짐 옮기기 등 잡무도 시켰다고 한다.
박 군단장을 위해 앵무새 새장을 구매하거나 관사 내 러닝머신 중고거래를 대신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이에 육군은 현장 조사를 실시, 이런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지난달 17일 박 군단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내용을 의결했다.
정직은 파면·해임·강등과 함께 중징계로 분류된다.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자동으로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를 받게 되며,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강제 전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