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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스타트업과 협업 확대하는 대형건설사들…스타트업 “소중한 기회지만 제도 마련도 필요”

랭크뉴스 | 2025.07.12 21:48:05 |
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분야 협업
대형 건설사 “자체 연구개발 한계 있어 협업 도움”
스타트업 “실제 현장 적용사례 많아지길”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대형 건설사의 자금 지원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와 협업 사업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자사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기술의 보호장치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스타트업 발굴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왼쪽은 현대건설 오픈이노베이션 선발 스타트업. 오른쪽은 DL이앤씨와 서울경제진흥원이 개최한 오픈이노베이션 모집 공고. /현대건설 DL이앤씨 제공

1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4일 ‘2025 현대건설 x Seoul Startup Open Innovation’ 공모전을 통해 혁신 기술을 보유한 12개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약 4개월간 현대건설의 현업 부서와 함께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후 건설 현장 확대 적용, 구매 계약, 투자 등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현대건설은 오는 9월 한국건설·안전박람회에서 ‘오픈이노베이션 공동관’을 운영하고, 협업 성과를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을 지난 3년간 이어오고 있다. 사업을 통해 발굴한 스타트업 사례로는 2023년 선발된 ‘제이치글로벌’이 있다. 광촉매 기술을 활용한 차열·단열 고무 칩을 아파트 놀이터에 시공해 온도 저감과 탈취, 유해 물질 제거 등의 효과를 실증했다. 기술 효과를 인정받아 현대건설과 업무협약 및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DL이앤씨도 지난달부터 이달 4일까지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개최했다. 서울경제진흥원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 공모전을 여는 것은 올해가 5년째다. 선정 스타트업에는 1000만원의 기술 검증 지원금이 제공된다. 이후 공동개발, 사업화, 투자 등 다양한 후속 협업 기회가 열린다. DL이앤씨는 앞서 지난해 4월 중소기업 ‘탱크테크’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롯데건설도 지난 4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한국무역협회 등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해 공동주택 환경, 층간소음, 안전, 품질관리 등 실질 현장 기술 확보에 나섰다. 해당 오픈이노베이션에서는 업력 7년 미만의 유망 스타트업 2개사를 선발했다.

BS한양은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5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지난 4월 공개 모집을 시작해 ▲인프라 ▲건축기술 ▲외주구매 ▲에너지 등 4개 분야에서 파트너사를 선정했다.

최근 건설사들의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로봇·드론·신재생에너지·친환경 공법 등 신기술 경쟁 치열해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빠른 기술 확보를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는 분위기라는 반응이다. 대형건설사들이 대부분 주택사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신기술에 투자하는것보다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소기업,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은 상생 측면에서 대형 건설사들에게 필수 덕목 중 하나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신기술 개발을 위해 건설사들이 따로 부서를 마련하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어 일부 분야는 협업을 통해 연구, 개발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대기업과 접촉할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큰 장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 오픈이노베이션에 참가했던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도 그렇고, ISO(국제표준화기구) 인증 등 여건들을 충족하고 있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과 접점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지나친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지원을 받아 기술을 알리고 성장할 수 있지만 대형 건설사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납품 계약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협업은 협업 자체로 매출이 올라가는 것보다는 대기업과의 거래 물꼬를 트고 이를 통해 큰 레퍼런스를 얻는 것을 기대한다”며 “다만 이런 협업 사업이 기술 파트나 선행 개발 쪽에 국한되다 보니 실제로 대형 건설사에 납품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실제 협업해 개발한 제품이 현장에 필요한 방향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관계자는 “체계가 잡혀 있는 대기업의 시스템에 스타트업이 맞춰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렇게 일정과 예산에 맞추다 보면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기술 유출 등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트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최근 스타트업과 협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새로운 먹거리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는 원하는 기술 개발을 직접 하기보다 외주를 주는 것이 편하다”며 “다만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없는 건설사들에게는 쉽지 않아 건설업계 전반적인 트렌드가 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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