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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의 즐거운 건강
비만 치료제에 관한 새로운 소식들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이제는 비만이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만성 질환과 암과 같은 많은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다. 음식 조절과 운동으로 고치기 곤란한 경우에 비만 치료제가 도움된다. 최근 주목을 받는 비만 치료제는 과거의 약들에 비해 효과가 명확하고 부작용도 수용이 가능한 정도라 비만 치료제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결합해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심혈관과 콩팥(신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30~50대 한국 남성 50%가 비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너도나도 SNS에 비만 치료제 경험을 공유하다 보니 환자가 아닌 일반인조차도 관심을 둔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10억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성인 비만율이 30% 후반이며, 30~50대 남성 50%, 20대는 18%, 청소년은 19%(남아 25.9%)로 알려져 있다. 2021년 기준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15조6382억원)은 흡연(11조4206억원), 음주(14조6274억원)를 넘어 건강보험에 큰 부담이 된다. 앞으로도 비만 인구는 점차 늘어날 뿐만 아니라 그 정도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비만 치료제 대상자도 늘 수밖에 없다. 비만 치료제 적응증은 현재까지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30㎏/㎡ 이상인 경우, 또는 BMI가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다. BMI는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m)으로 나눈 값이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email protected]
지난달 임상 학술지 중 가장 유명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비만 치료제가 알코올성이 아닌 ‘대사 이상 지방간염’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비만 치료제 주 1회 피하 주사로 간 염증 및 섬유증이 감소했다. 당연히 혈압·당화혈색소·염증지수·콜레스테롤 등도 모두 개선되었다. 메스꺼움·구토·설사·변비를 포함한 위장 장애는 있었지만, 안정성은 허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었다. ‘대사 이상 지방간염’은 지방증, 간세포 손상 및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간 섬유증, 간경변으로 진행되고, 간암을 촉진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 치료제가 ‘대사 이상 지방간염’ 치료와 함께 심장 대사 위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다른 적응증 확대는 기업만이 아니라 환자, 의사의 기대도 커진다. 글로벌 제약사만이 아니라 국내 제약사들도 연구개발에 나섰다. 특히 경구용과 장기 지속형 신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보여 그 결과가 기대된다.

비만 치료제도 건보 혜택 고려를
비만 치료제는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며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고가라 매달 수십만원의 치료비 부담이 되지만 의료 소비자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치료 기간에는 효과가 있지만 치료를 중단할 경우 재발할 위험이 커 상당한 체중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치료의 효과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치료비도 만만치 않다. 이제는 비만도 질병이며, 비만 치료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BMI 35㎏/㎡ 이상이거나, BMI 30㎏/㎡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비만대사 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어차피 식욕을 떨어뜨리고 포만감을 빠르게 느끼도록 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더라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 관리와 운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 비만 치료제 사용을 끝낸 후에도 균형 잡힌 식단 섭취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리해야만 유지될 수 있다.

물론 비만은 습관 때문에 생긴 질병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비만 치료제 없이도 고칠 수 있다. 생각을 바꾸고 건강 습관을 바로 잡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혼자서도 치료할 수 있다. 6개월 동안 매달 2㎏씩, 1주일에 500g씩 감량하겠다는 목표로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 중단 시 재발 우려, 그리고 매달 들어갈 비용을 고려한다면 지금이라도 동물성 고지방과 정제된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줄이자. 대신에 식물성 단백질과 생선류, 채소와 과일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고, 매일 유산소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관리만이 아니라 만성 질환과 암을 예방하고,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강력한 건강 묘약이기 때문이다.

윤영호 서울의대 교수.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 서울의대 교수이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 전문의이다. ‘연명의료결정법’ 법제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삶이 의미를 잃기 전에』 『나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명품건강법』 등 다수의 저작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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