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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음 달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예고하면서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70원을 넘기면서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일각에서는 1380원 도달 가능성도 제기됐다. 환율 급등으로 금융불안정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의 금리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원·달러 환율, 1375.4원 마감… 사흘째 1370원대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5.4원 오른 1375.4원에 마감하면서 3일째 1370원대를 유지했다. 환율 종가가 1370원을 넘긴 것은 지난달 23일(1384.3원) 이후 처음이다. 이달 9일 장중에는 1377.9원까지 오르면서 138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8일 오후 3시 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오른 1367.9원을 기록했다.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인으로 하는 서한을 통해 “8월 1일부터 상호관세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자동차와 부품에 각각 25%, 철강과 알루미늄에 50%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다른 제품에 상호 관세가 추가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미국 상호관세를 소화하며 달러가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관세 서한 공개 전인 7일 오전에는 96선까지 내려갔지만, 상호관세가 발표된 8일 새벽 1시에는 97.55로 올랐다. 11일 오후 4시에는 97.81까지 오르면서 98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 환율이 13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지난 8일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상단을 1380원으로 제시하면서 “앞으로 협상 과정에 미국 측이 요구하는 내용은 원화 강세보다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무역긴장 고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역내 달러 실수요 매수세를 반영해 환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도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시장은 달러 자산 청산으로 대응하며 약(弱)달러 흐름이 나타났지만, 전날 외환시장의 관세 유예 종료 이슈에는 강(强)달러로 반응하고 있다”면서 “현재 달러화가 다시 안전자산의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환율은 상승압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예고한 대로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과의 협상을 거치면서 베트남에 부과된 상호관세가 46%에서 20%로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당초 25% 관세가 부과됐던 우리나라에는 15% 안팎의 관세가 적용되는 게 타당해 보인다”면서 “상호관세가 이보다 더 높게 결정되면 1300원대 환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8월 인하도 밀릴까… 환율·美 금리결정이 변수
환율 급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지켜보며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그러나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 외국인들의 자본유출이 심화돼 한은이 선뜻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진다.

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뉴스1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예상보다 높게 부과된다면 환율이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이 과정에 환율이 1400원을 뚫고 올라간다고 하면 대외적 여건이 악화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져 한은이 금리 인하를 늦출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도 환율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 “만약 한은이 이보다 먼저 금리를 낮추면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25%포인트(상단기준, 한국 2.25%·미국 4.50%)까지 벌어진다. 이로 인해 외국인의 자본유출이 심해지고, 환율이 위험한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환율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원·달러 환율에는 비상계엄과 상호관세 영향이 이미 반영돼 있다”면서 “집값 상승 등 다른 이슈로 통화정책이 달라지면 시장이 다르게 반응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관세 이슈로 환율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관세가 오히려 환율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관세는 강(强)달러를 유발한다고 보지만, 올해 4월에는 달러가 오히려 약해졌다. 시장에서 상호관세 부과를 미국의 성장 둔화와 연결지어 해석했기 때문”이라면서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관세 부과는 원화 강세를 유도해 한은의 금리 인하를 더 용이하게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은은 환율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제75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무역 협상 결과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크다”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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