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 교정 당국이 지지자들의 민원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의 치료를 보장하고 에어컨을 제공하는 등 구치소 내 생활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전화와 팩스가 빗발치면서 서울구치소는 사실상 ‘민원 폭주’ 상태에 놓였다.
11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 전화번호와 팩스, 이메일 주소 등을 공유했다. 전날 새벽 윤 전 대통령이 구속, 독방에 수감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한 지지자는 스레드를 통해 팩스 송신 방법을 알렸다. 그는 “이런 폭염에 에어컨 없는 독방에 가둔다? X친 정치 보복성 인권 탄압이다. 강하게 반발해야 한다”며 “간단하지만 압박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 실질적인 것에 화력 모아서 규탄하자”고 독려했다.
그가 쓴 팩스 내용에는 “서울구치소는 당장 인권을 보장하라. 에어컨도 없는 곳에 사람을 내버려 두는 행위는 살인이나 다름없다”며 “서울구치소장은 지금 당장 구치소 내 환경을 개선하고 온 국민에게 해명하라. 이번 정치 보복성 구속을 우리는 반드시 국제사회에 알릴 것이고 서울구치소에서 인권 탄압, 정치 보복이라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계속해서 알릴 것이다. 심판의 때가 다가온다. 마지막 기회 줄 때 시정하라”고 적혀있다.
사진 SNS 캡처
그러면서 “선은 잘 지키자. 하지만 강경하게 보내라.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 윤 대통령 우리가 지키자”고 강조했다.
한 네티즌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접견을 시도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윤석열 님과의 2025-07-16의 접견 예약 건이 수용자 거부로 취소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와 있다.
사진 SNS 캡처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에어컨 없이 소형 선풍기만 있는 2평대 독방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들이 수용자 5~6명이 사용하던 3평대 독방을 배정받은 것과 비교해 좁은 독방에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는 의료동을 제외한 일반 사동에 에어컨이 따로 갖춰져 있지 않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전력 문제로 추가 냉방시설 설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배재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