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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또 19%…그래도 끄떡없는 친윤
19%.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받아든 민심 성적표다. 11일 한국갤럽과 10일 전국지표조사(NBS)가 발표한 조사에서 동일했다. 중도층에선 11%, 13%에 그쳤다. 보수층도 40%대였다.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지지율이 43%와 45%였다. 보수층도 눈 돌리는 국민의힘, 그게 현실이었다.

한국갤럽의 2012년 이래 정기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전신 포함)이 이처럼 외면받는 것은 두 번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7년 9월(9%) 바닥을 찍었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암흑기’로 회고하는 시기다. 벗어나는데 각고의 노력이 따랐다. 박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 자유한국당으로 개명(2017년 2월)하고 친박계가 당의 전면에서 물러났다. 탄핵에 찬성한 30대 원외 인사(이준석)를 당 대표로 선출(2021년 6월)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박 전 대통령 수사를 총괄한 윤 전 대통령이 합류(2021년 7월)했다. 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탄핵의 강’을 완전히 건넌 2021년 10월이다.

두 번째 ‘탄핵의 강’ 앞에서 국민의힘은 반대로 걷고 있다. 친윤계가 당을 지휘하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는 동안 당 지지율은 ‘어게인 2017’로 내려꽂히고 있다.



윤과 같이 안 간다는 친윤, 이들은 누구인가
지난 1월 6일 국민의힘 소속 친윤계 의원 45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에 실패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꼽는다. [중앙포토]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친윤계’로 불리는 이들은 강건하다. “우리 당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간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송언석 원내대표), “윤 전 대통령이 저지른 과오와의 단절을 당헌·당규에 명시하겠다”(윤희숙 혁신위원장)는데 여전히 “친윤계”로 불리는 아이러니 속에서다. 되려 당 개혁과 혁신을 요구했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무력감을 호소하며 물러났다.

윤희숙 위원장을 두고도 당 안팎에서 보는 시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안철수 의원이 인적 쇄신을 추진하다가 물러났던 것처럼 “친윤계가 ‘정해놓은 선’ 안에서만 혁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장 윤 위원장의 단절 발언을 두고 나경원·장동혁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패 이후 친노는 폐족을 자처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친박은 뒤로 물러나 있었다. 지금은 전혀 아니다. 이들은 어떤 세력일까.

①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
그래픽=남미가 기자
친윤계는 21대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발굴·옹립하며 부상했다. 과거 당 주류였던 친이(친이명박)·친박계 등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오래 정치했다. 반면 이들은 정권탈환을 목표로 한 일종의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의 친윤 세력들은 구 친박계 등 여러 집단에서 국회의원이 된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가담했다”며 “‘내 기득권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집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정치적 동지보다는 비즈니스 관계로 결합하여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비전을 공유한다고 보긴 어렵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이계는 ‘경제성장’이라는 가치, 친박계는 ‘보수적 가치’나 ‘박근혜에 대한 충성심’ 등을 공유하는 집단이었다”며 “반면 철저한 이해관계와 기득권으로 움직이는 친윤계는 가치나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② 나서지 않는 ‘언더 찐윤’
“윤재옥·이만희·윤한홍·정점식 3선 이상 중진인데, 대중들은 잘 모른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도 잘 안 낸다. 그런데 우리 당을 실제로 움직이는 건 ‘쌍권’(권영세·권성동 의원)이 아니라 이들이다.”

9일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당을 움직이는 것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영남의 3선 이상 중진들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요즘 회자하는 소위 ‘언더 찐윤’이다. 전 비대위원 A씨는 “차라리 전면에서 돌을 맞는 ‘쌍권’이나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낫다. 우리 당이 반성도, 쇄신도 어려운 것은 실제로 당을 움직이는 사람은 숨어서 책임을 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김재섭 의원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6월 7일자)에서 “12·3 비상계엄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때도 실제로는 별다른 토론도 없이 당론이 정해졌다”며 “우리 당이 무서운 건 차라리 싸우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토론을 안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11일 “찐윤 세도정치는 이제 완전히 막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정 가문이 허수아비 왕을 세우고 뒤에서 조종한 조선 후기 세도정치에 비유한 것이다.

③ 60대·TK가 주류
그렇다면 이들은 어느 정도를 차지할까. 익명을 요청한 B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 선출을 보면 된다”고 했다. 대구·경북(TK) 송언석, 수도권 김성원, 부산·울산·경남(PK) 이헌승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진 지난달 경선에서 송 의원이 60표를 얻어 김 의원(30표), 이 의원(16표)을 압도적 차로 제쳤다. “또 친윤계냐”란 민심에도 아랑곳없었다. A 의원은 “이헌승 의원이 출마한다고 하기 전에 친윤계에서 67표 정도 나올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이 의원이 있었는데도 60표란 건 이들의 표 결속력이 여전하다는 걸 말해준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선 전면에 나선 의원들 말고도 20여 명 정도가 비중 있게 활동을 하고 나머지 50여 명은 이들의 뜻에 따라 움직인다고 본다.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기보단 별도로 만나 의견을 조율한다는 것이다. “이미 결론이 내려져 있는 것 같다” “토론을 안 한다”는 증언이 과장이 아닌 것이다.

중앙SUNDAY가 그간 활동상을 근거로 추려보니 50여 명 정도 됐다(그래픽 참조). 이들의 지역적 구성을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보다 영남 비율이 높아졌다. 총선에서의 연패, 특히 수도권에서의 전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주류였던 친이계에서 다수는 수도권(50명, 54.3%) 의원들이었다. 영남은 TK(5명, 5.4%)와 PK(18명, 19.6%)을 합쳐도 30%가 넘지 않았다. 당내 주류 목소리는 중도층에 가까웠고, 정권 재창출에도 성공한 요인 중 하나라고 꼽힌다. 박근혜 정부 때는 TK가 부상했다. 그래도 비율로 따지면 22.2%였고, PK를 다 합치면 51.8%였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 주류인 친윤계에서는 TK 비율이 31.3%로 급증했다. 영남이 58.4%를 차지하면서 당내 다수가 됐다. 반면 수도권 출신은 16.7%로 소수가 됐다. 총선 참패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과거의 다원성을 잃어버렸다. 자신들끼리 합의에 이르기 쉬워졌으나 민심에서 멀어지기도 쉬워졌다. 김 의원은 “‘공천=당선’이기 때문에 당이 중도층에 멀어지는 데 위기의식이 없다. 탄핵 심판 와중에도 윤 전 대통령 사저에 모여 ‘대통령을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라고 말했다.

④ 번듯한 대리인 부재
다원성이 없긴 이들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친이계에서는 이상득·이재오·정두언 전 의원이 경쟁하면서 민심과 괴리를 조율하거나 계파 간 갈등을 관리했다. 친박계에서도 서청원·김무성 전 의원 등이 좌장 역할을 했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협력적 파벌주의 (co-operative factionalism)’다. 각 계파의 창구 역할을 하는 인사가 ‘자원(공천·당직·정책)’을 거래하며 당의 분열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경쟁이 가능케 했다.

지금 친윤계에선 이런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전문가들이 “‘쌍권’은 실질적 파워가 없고, 친윤계의 쇄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없다”(신율 교수)고 보는 이유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숫자가 많아서 당의 주류로서 자리 잡고는 있지만, 대리자가 없다. 그저 모여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⑤ 미미한 대안세력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는 사실상 친이-친박계가 10년간 ‘협력적 공생’을 해 왔다. ‘선거 승리’를 위해 전략적으로 양보도 했다”고 짚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2년 총선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였지만, ‘이대로는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친이계가 물러나고 친박계가 선거를 주도해 예상 밖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 대선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승리 연합’을 해체하면서 유승민·이준석 등 유력 주자들이 잘려나갔고, 친윤계를 견제할 세력의 구심점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 참패로 수도권 의석수가 얼마 남지 않은 것도 배경 중 하나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친윤들이 아무리 무능해 보여도 이를 뒤집을 힘도 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8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은 계파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인적 청산을 내걸고 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과 친윤계 권성동 의원의 ‘하(下)남자’ 언쟁이 대표적이다. 권 의원은 10일 “하(下)남자 리더십”이라며 안 의원을 비판했고, 안 의원이 공개 반박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친윤계로 돌아선 장동혁 의원도 대표 출마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 주류는 장 의원을 밀고 있다”(서정욱 변호사)는 말도 나온다.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대구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한다. 사실상 대표 출마 준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여부는 안갯속이다.

한편 당 혁신위원회는 11일 최고위원제도를 폐지를 담은 ‘중앙당무회의’ 신설안을 공개했다. 현행 최고위원회를 대체하는 중앙당무회의는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청년위원장, 여성위원장, 원외 당협위원장(당 대표 지명 2인) 등으로 구성된다. 호준석 대변인은 “애매했던 혼합형 지도체제를 끝내고 당 대표가 확고한 리더십을 가진 제도를 채택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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