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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순댓국, 냉면, 라면…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들입니다.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즐겨 먹을 텐데요. 항상 마음속에 걸리는 게 짠맛입니다. 소금이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대표적 소화기관인 위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리포트 여러분 건강하십니까, 오늘은 짠 음식이 위암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위암 발생자 수 줄고, 나트륨 섭취량 감소…관계있나?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자 수는 2011년 32,047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후엔 감소세로 접어들어 2022년엔 29,487명이 됐습니다. 2012년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위암 발생자 수를 고령인구 증가 등 연령 변수를 통제한 연령표준화발생률로 전환하면 감소세가 더욱 뚜렷합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자 수가 2012년 79.9명에서 2022년 54명으로 줄었으니, 32.4%가 감소했습니다.


짠맛을 내는 나트륨 섭취량도 보겠습니다. 20년 전 5,264mg이었던 한국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식약처가 나트륨 저감 정책을 시행한 2010년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해 2023년엔 3,092mg이 됐습니다.


위암 발생자 수와 나트륨 섭취량 사이에 관계가 있는 걸까요?
위암 발병 요인은 다양합니다. 국립암센터는 식생활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위암 관련 질병, 흡연, 음주, 가족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암을 유발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나트륨 섭취량 감소만으로 위암 발생자 수 감소를 설명하기엔 부족합니다.

■김치, 국, 탕, 찌개…무심코 식사해도 기준량 훌쩍 넘어

하지만 짠 음식은 위암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국립암센터는 음식을 짜게 먹으면 위암 발생 위험이 4배까지 증가한다고 설명합니다.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벽이 손상되고 발암물질인 질산염화합물이 생성돼 위암 발생을 증가시킵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가 줄긴 했지만(2023년 3,092mg),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2,000mg과 비교하면 아직도 1.5배 높습니다. 김치와 국, 탕, 찌개, 면류 등을 통한 나트륨 섭취가 여전히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입니다.

세 끼 식사를 모두 찌개로 하면 하루 6,000mg 이상의 나트륨을 섭취하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통의 식습관만으로도 하루 나트륨 기준치를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취재팀이 국립암센터에서 만난 위암 수술 환자 65살 남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주로 먹는 김치찌개, 라면 국물 좋아했죠. 하지만 많이 먹지는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병원에 오니까 충격적이죠."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위암 외과)은 "과다한 소금은 위에 염증을 악화시키고 발암 인자를 발생시키는 환경을 만든다. 40대 이상 60대 되시는 분들은 이미 어려서부터 (짜게 먹는) 이 식이 패턴 때문에 이런 위험 인자에 노출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염분과 헬리코박터균이 만나면?…염증 증폭·위암 위험↑

짠 음식과 함께 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서 강한 위산 속에서도 살 수 있는 발암 요인입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확률이 약 2~3배 높다고 국립암센터는 설명합니다.

그런데 짠 음식은 헬리코박터균이 위 점막에 더 쉽게 정착하게 만들고 독성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킵니다. 염분이 위 점막의 방어 기능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결국 염분과 헬리코박터균이 만나면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고 위암 발생 위험을 더욱 높입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 중에 위축성위염과 위궤양, 조기 위암, 림프종이 있다면 반드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최일주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교수는 "조기 위암을 내시경으로 절제한 경우 전체 위 점막이 살아있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고, 위암 가족력이 있을 때도 치료를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일주 교수가 조기 위암 환자와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한 결과,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하면 조기 위암 환자는 재발 위험이 50% 줄어들고, 위암 환자 가족은 발병 위험이 55% 감소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국민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1990년대 70%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50% 이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암은 생존율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합니다. 2018~2022년 발생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8.4%입니다. 이 기간 위암 환자의 64.9%는 암세포가 아직 발생 장기에 머물러 있는 국한 병기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이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은 97.4%까지 올라갔습니다.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자료분석: 윤지희
그래픽: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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