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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경기 수원시 영통구 청와아파트 주변에서 상수도 전환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수원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있는 청와아파트 주민들은 이달 초 ‘단수’로 고생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쯤 갑자기 물이 나오지 않았다. 주민들의 항의에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와 관리사무소 등은 단수 원인을 찾는 한편 급수차를 불러 급한 불을 껐다. 단수는 3일까지 이어졌다. 밝혀진 원인은 지하수 고갈이었다. 청와아파트는 1988년 준공 당시부터 37년간 지하수를 사용하는 전용 상수도 방식으로 운영됐다. 폭염 등으로 지하수가 부족해지면서 단수까지 된 것이다. 한 60대 주민은 “날은 더운데 물이 나오질 않으니 씻는 것부터 설거지나 빨래 등 집안일까지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랬던 청와아파트에 수돗물이 공급됐다. 수원시는 청와아파트에 상수도 시설 공사를 완료해 지난 4일부터 수돗물을 급수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청와아파트는 1995년 행정구역 통합으로 화성군(현 화성시) 태안읍이던 주소가 수원시로 변경됐다. 수원시는 주소 편입 이후 매년 아파트 주민들에게 ‘상수도 전환’을 제안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영통지구 개발이 시작되면서 아파트 인근에 상수도관이 매립돼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시에 따르면 2006년 수원시의 수돗물 급수율은 99.6%, 2009년 급수율은 99.9%다. 수원시에서 딱 한 곳, 청와아파트만 수돗물을 쓰지 않았다.
소방 살수차가 단수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청와아파트에 급수 지원하는 모습. 박기준 청와아파트 주민자치위원장 제공

하지만 주민들은 수원시의 상수도 전환 제안을 반기지 않았다. 상수도관 설치 비용 등을 아파트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데다 공짜인 지하수와 달리 수돗물은 상하수도 요금을 내야 해서다. “지하수가 잘 나오는데 굳이 수돗물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아파트 전체 250가구 중 상당수가 세입자라 집주인의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주민들은 “재개발 이후 상수도로 전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수원시는 청와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매년 2차례에 걸쳐 수질 검사하는 등 지하수 관리에 나섰다. 그러나 가끔 질산성 질소와 대장균 등이 검출돼 ‘식수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오거나 가뭄으로 물이 시원치 않게 나오는 일이 생겼다. 그러던 중 이달 초 단수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4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청와아파트 주민이 공급된 수돗물을 틀고 있다. 사진 수원시
청와아파트단수 소식에 수원시는 비상 급수 지원에 나섰다. 불편이 이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도 “상수도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수원시는 긴급 급수공사를 시작해, 지난 4일 완료했다. 박기준 청와아파트주민자치회장은“상수도 시설 설치 등에 1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어서 주민들이 부담을 느껴왔는데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하기로 했다”며 “지역구 시의원인 이희승·김기정 의원과 수원시, 소방 등의 도움으로 비상 급수는 물론 2주 이상 걸리는 상수도 전환 공사를 3일 만에 끝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수원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청와아파트 주민들이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수돗물은 지하수보다 수질이 뛰어나고 공급 안정성이 높다.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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