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NYT 6개월 탐사취재 결과 보도…휴전 협상 때마다 '전쟁 지속' 선택
"하마스 공격 가능성 경고 무시해놓고 나중엔 군·정보당국에 책임 전가"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1년 9개월 넘게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데에는 정권을 연장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개인적인 정치적 계산이 부분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6개월간 탐사취재를 통해 이스라엘, 미국, 아랍 등 국가의 관료 110여명을 인터뷰하고 군사·정부 문서 수십 건을 검토한 결과, 부패 혐의로 기소되고 실각 직전까지 내몰린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닥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쟁을 연장해왔다며 이처럼 판단했다.

NYT는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전에 하마스의 공격 조짐에 대한 경고를 정보당국으로 보고받고도 국내 반정부 시위에 신경 쓰느라 이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의 공격 몇 달 전 이스라엘은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안 강행을 둘러싸고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며 사회가 극심하게 분열돼 있었다.

법안 표결을 하루 앞둔 2023년 7월 23일 네타냐후 총리는 심박조율기(pacemaker) 삽입술을 받고 입원해 있었다. 현기증으로 쓰려져 의식을 잃은 사건이 벌어진 뒤 일주일 만에 받은 시술이었다.

헤르지 할레비 당시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아빌 길 총리실 군사참모를 통해 입원 중인 네타냐후 총리에게 군 정보당국에서 올린 긴급 보고를 올렸다. 잠재적인 군사적 공격이 임박했다는 내용의 보고였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당시 국장도 곧이어 비화폰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에 대한 전략적 경보'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답은 "시위대 문제에 신경 써라"였다고 한다.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텔아비브 집회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정작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기습 공격을 벌이자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정보 실패', '국방 실패'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NYT는 지적했다.

2024년 4월 하마스와 휴전협상이 진전을 보였을 때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붕괴를 막기 위해 전쟁 지속을 선택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극우파와 유대인 초정통파 세력을 끌어모아 극우 연립정부를 꾸림으로써 202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로서는 연정 내 극우 인사들의 반대로 인해 중요한 순간마다 전쟁을 지속하는 결정을 해왔다는 것이다.

일례로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의 점령은 전쟁 초기 크게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휴전 분위기가 무르익자 하마스 궤멸을 위해 라파 점령이 필수적이라고 갑자기 태도를 바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릅쓰고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밀가루 구호품을 지고 이동하는 가자 주민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4년 5월엔 미국 주도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 관계 정상화 협상에 나서고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자전쟁 중단을 전제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최종 타결에 근접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을 거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좌절케 했다.

가자전쟁 초기에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나 이란과의 전면적인 확전을 피했지만, 전쟁 발발 1년이 지난 후에는 주변의 적으로 총구를 돌렸고 헤즈볼라와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에서 승리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단단하게 했다고 NYT는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들어섰지만 가자전쟁 휴전협상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60일 임시 휴전 합의가 미뤄지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피해의 참극이 반복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은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됐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인질 약 50명이 가자지구에 남아 있고 그중 20명이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전쟁 발발 이래 지난 9일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5만7천762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4807 김계리 "尹, 돈 한푼 없어 아무것도 못 사"…영치금 계좌 공개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6 짠 음식이 위암 유발한다는데…무심코 먹어도 기준 초과 [건강하십니까]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5 이진숙·강선우 ‘버티기’… 국힘 “증인 ‘제로’ 자료 ‘맹탕’이 뉴노멀”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4 "마크롱, 영부인한테 또 한대 맞겠네"…4살 어린 영국 왕세자빈에 '윙크'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3 달러의 상승 반전…월가선 “트럼프, 무역전쟁에서 승리 중” 주장도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2 오늘도 최고 36도 불볕더위··· 내일 폭염 '이중 뚜껑' 풀려도 덥다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1 이 대통령 "골목 살아야 경제도 살아‥가까운 식당 외식에 동참해달라" new 랭크뉴스 2025.07.12
54800 김태효 “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 목격”…‘VIP 격노설’ 수사 급물살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9 '안산 인질 살해' 무기징역 김상훈, 교도소서 동료 수용자 폭행(종합)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8 “어떤 나라에 태어나고 싶나요”… 10대들이 꼽은 답변 1위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7 방시혁의 ‘은밀한 계약’...“터질게 터졌다”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6 미 국무부, 외교관·공무원 1353명에 해고 통보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5 당내서도 문전박대…조지연 '출판기념회 금지' 설득 분투기, 왜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4 "트럼프, 내달 50% 구리관세에 정련동·반제품까지 포함"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3 주유소 기름값 4주 만에 하락‥"다음 주도 내릴 듯"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2 36도 폭염 피해 12도 동굴로…여기가 별천지로구나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1 미 국방부 "한미, 전작권 전환 위해 계속 협력 중"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90 [단독] 장관 후보자 ‘버티기’, 대통령실 인청TF 지침 ‘버팀목’ 삼았나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89 8월 여·야 전당대회 관전포인트···국힘 당대표는 독배? new 랭크뉴스 2025.07.12
54788 이재명 대통령, 삼겹살 외식 후 "골목이 살아야 경제 살아" new 랭크뉴스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