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채 상병 특검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들어서고 있다. 한수빈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VIP 격노’ 의혹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11일 윤 전 대통령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데 이어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에 대한 대면조사도 벌였다.
특검팀은 지난 10일에 이어 이틀간 VIP 격노 의혹과 관련해 약 10여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가 포함됐다. 내란·김건희·채상병 세 특검팀 중 윤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한 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돼 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개인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국방부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용했던 비화폰(안보전화·도청방지 휴대전화)도 확보했다. 확보한 휴대전화들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거친 뒤 VIP 격노 의혹이 불거졌던 2023년 7월31일 이후 통신내역을 상세히 분석할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8월2일 무렵 이 전 장관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특검팀은 채 상병 사건 발생 당시 국가안보실에 있었던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이날 조태용 전 안보실장과 임종득 의원(전 안보실 2차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임 의원의 경우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도 압수수색했다. 전날 안보실과 임기훈 전 안보실 비서관(현 국방대 총장)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고, 임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안보실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김 전 차장에 대한 조사를 종합해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결과 보고를 받고서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2023년 7월31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에게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발언과 격노 유무 등을 캐물을 전망이다.
내란·김건희·채상병 세 특검팀 모두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채 상병 특검팀은 임 의원에 대해, 김건희 특검팀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윤 의원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윤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 후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