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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까지 동풍 영향으로 서쪽 중심 폭염
다음주부턴 “수증기 많고 더운 남서풍”
폭염이 이어진 11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 아래 그늘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열대야가 잠시 멈췄다. 11일 아침 6시 서울의 최저기온은 섭씨 24.6도를 기록해, 12일 만에 열대야의 기준인 25도 아래로 내려갔다. 간밤에 시원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끄고 잤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폭염은 계속되고 있는데, 서울 지역 열대야가 ‘잠시 멈춤’한 이유는 무엇일까?

11일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번 주 초부터 덥고 건조한 동풍이 지속적으로 불었고, 그 영향이 누적돼 간밤에 25도 아래로 내려갔다”며, “그간 열대야가 계속되다 보니 25도 미만 정도에도 선선한 느낌이 들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마른 공기’일수록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는 사실에 있다. 동풍은 태백산맥을 올라가면서 온도가 떨어지고 습도는 낮아진다. 그렇게 건조해진 공기는 서쪽으로 내려올 때에는 습도가 높은 공기보다 온도가 더 많이 올라간다. 이렇게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산맥을 넘어 이동하면서 고온건조해지는 것을 ‘푄 현상’이라 하고, 이 덥고 마른 바람을 ‘높새바람’이라고 한다. 이번 주 내내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서쪽 지역에서 폭염이 계속된 원인이다.

그런데 이렇게 마르고 더운 공기는 또 다른 역설을 낳는데, 태양이 없는 밤 동안에는 반대로 ‘복사냉각’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습할 때보다 건조할 때 지표의 열기가 대기 중으로 더 잘 방출되는 현상이다. 10일 저녁 6시 기준으로 서울의 습도는 34%까지 떨어졌던 상태라, 간밤에 복사냉각이 더 활발했을 수 있다. 최근 서울 지역 최저기온의 추이를 보면, 열대야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25.6도였다가 지난 9일 27.4도까지 치솟았는데, 10일엔 27.3도로 살짝 떨어졌다.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그러나 이 반가운 효과는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상청은 서울 지역에서 12일 토요일 밤에는 최저기온이 24도로 떨어지겠지만, 13일 일요일 밤엔 다시 25도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 예보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계의 변화로 주말에 동풍이 약해지고 다음주부터는 수증기가 많고 더운 남서풍이 불면서 다시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두 겹의 이불처럼 덮고 있는 두 고기압이 13일께 와해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이번 주 ‘건식’과는 다른 양상의 ‘습식’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올 수도 있다.

이날 기상청은 전국적으로 당분간 “서쪽 지역과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으며, 11일부터 제주도에, 13일부터 전라권과 경남권에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12일은 동풍의 영향으로 일부 동쪽 지역에, 13일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완화되거나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봤다. 기압계가 바뀐 뒤인 16~17일엔 강원 영서 지역에, 18일엔 충청권과 남부, 제주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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