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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내각 20명 중 현역 의원 9명
윤석열 정부 3명, 문재인 정부 5명
입법부의 견제 기능 무력화 지적
기업가 출신 4명… 역대 최고치
학자 출신 1명으로 선호도 떨어져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1기 내각 후보자 인선을 마쳤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19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무려 9명이 현역 의원 출신으로,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현역 의원에 대한 선호가 도드라졌다. 기업가는 대거 발탁하면서도, 교수 출신은 1명만 지명했다. 실용주의 철학에 따라 필드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기업가의 현장 경험을 더 높이 사는 반면, 학자 출신에 대해서는 불신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현역 의원 출신만 9명… 尹 3명, 文 5명



이 대통령은 이날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하면서 1기 내각 후보자 지명을 모두 마무리했다. 총 20명의 내각 인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정치인 출신(10명)이었다. 특히 17대 국회의원 출신의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9명
(김민석 총리, 강선우·김성환·김윤덕·안규백·윤호중·전재수·정동영·정성호 장관 후보자)
은 모두 22대 국회에서 뛰고 있는 현역 의원
이다.

현역 의원의 내각 진출은 앞선 정부들과 비교해서도 눈에 띄는 규모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인 6명을 지명했지만 이 중 현역 의원은 3명
(추경호·권영세 의원, 박진 전 의원), 현역 단체장은 1명(원희룡 전 제주지사)뿐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재명 정부와 똑같이 정치인 10명을 내각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현역 의원은 5명
(김부겸·도종환·김영주·김현미·김영춘)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은 현역 단체장(이낙연 전 전남지사)이거나 전직 교육감, 전직 의원 등이었다.

기업 출신에 대한 선호 현상도 눈에 띈다.
내각에 발탁된 기업가만 총 4명
에 달한다. 이 대통령은 배경훈 LG인공지능(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또 네이버 대표를 지냈던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 한성숙 네이버 유럽사업개발 대표를 각각 문체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와 'CEO 대통령'을 주창했던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도 1기 내각에 기업가를 등용한 사례는 없었
다.
문재인 정부도 LG CNS 부사장을 지냈던 유영민 당시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만 기업가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1기 내각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역대 어느 정부보다 학자 출신에 대한 선호는 떨어졌다.
1
기 내각에 합류한 교수 출신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1명에 그쳤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3명, 문재인 정부는 4명으로 관료 출신들과 비슷한 규모로 학자 출신의 내각 자리를 안배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실용주의 반영… 삼권분립 우려는 숙제



이 같은 인선을 두고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도 없이 대통령과 빠르게 호흡을 맞추고 일하는 사람을 찾다 보니 현역 의원이 많이 지명됐다"면서 "K컬처, AI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뛰었던 기업가들은 한국 경제를 부스트업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구상을 가장 잘 실현할 직군"이라고 부연했다. 청문회 리스크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검증 안 된 교수들보다 정치인들이 검증 허들을 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현역 의원들은 단 한 차례도 낙마 사례가 없었다. '의원 불패' 신화인 셈이다

다만, 현역 의원을 대거 발탁함으로써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제에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내려놓고 분권형으로 내각을 운영한다면 이러한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가 발탁에 있어서도 특정 기업에 대한 쏠림이 과도해지면, '정경유착' 공세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 내각에 특정 기업 출신 인사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네이버와 두산은 성남FC사건부터 이어온 끈끈한 후원에 대한 보은은 아니냐"라고 맹비난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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