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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관광 홍보 영상. 사진 엑스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탈레반 정권과 연계된 아프간 인플루언서가 참수 처형 장면을 패러디한 관광 홍보 영상을 제작·유포해 논란이다.

10일(현지시간) EFE 통신에 따르면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요사프 아류비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SNS)에 아프간 관광 홍보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탈레반 전사처럼 차려입은 아프간 남성이 무릎을 꿇은 채 검은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남성들 뒤에 서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무장 남성은 “미국에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말하더니 무릎 꿇은 남성의 비닐봉지를 벗긴다.

그러자 인질 역할을 했던 남성은 웃으며 “아프가니스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아프간의 주요 관광지들을 소개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아프가니스탄 인플루언서가 제작한 관광 홍보 영상. 사진 엑스 캡처

해당 영상은 탈레반 정권을 옹호하거나 아프간 관광을 홍보하는 SNS 계정을 통해 퍼지고 있다. 다수 네티즌은 과거 아프간, 이라크, 시리아 등지에서 무장 세력들이 행한 처형 장면을 연상시키는 영상을 패러디해 관광 홍보에 나선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탈레반 치하에서의 납치와 살해, 협박 등을 미화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탈레반 정권은 외화 유치와 ‘정상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와 SNS는 물론 해외 3000여곳의 관광 대행사, 블로거, 유튜버 등을 통해 아프간 관광을 홍보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이 서방에 비친 이미지와 달리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EFE 통신은 아프간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여전히 실질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 밤얀 지역에서 무장 공격으로 스페인 관광객 4명과 아프간인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격인 IS-호라산(ISIS-K)이 배후를 자처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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