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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임 의원실로 집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19%가 나왔다. ‘심리적 바닥선’인 2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0∼1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강한 대구·경북, 70대 이상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소속 의원들을 향한 3대 특검 동시다발 수사에 반발하며 “야당 탄압” “정치 보복” 여론전을 펴고 있지만, 윤석열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쇄신안도 거부하는 당 주류에 대한 비토 여론만 커진 셈이 됐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영남당’ 지위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19%였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민주당 45%, 국민의힘 19%였다. 더블 스코어 이상 벌어진 두 당 지지율 차이가 한 달째 이어진 것보다, 국민의힘 지지율 20%선 붕괴가 더 눈길을 끌었다. 야당에는 호재인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지율 반전 대신 하락 추세만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양당 체제인 한국 정치 구도에서 ‘무려’ 107석 의석을 가진 제1 야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했다는 것은, 입법과 정책에 어떤 목소리를 내도 여론 지형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구 의원 65%가 영남…총선은 3년 뒤에나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10∼11월 이후 처음이다. 그해 총선 패배 이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였던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국민 지지가 솟구치자 당 지지율이 17∼19%까지 떨어졌다.

상황은 그때보다 심각하다. 현재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89명 중 대구·경북이 25명(28%)에 달한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지역구도 경북 김천이다. 부산·울산·경남이 지역구인 의원은 33명(37%)이다. 89명 중 58명(65%)이 영남에 깃발을 꽂은 ‘초영남당’이다. 2020년 당시 국민의힘 초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 당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민주당 쪽으로 뒤집히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11일 공개된 갤럽 조사에서 대구·경북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4%, 국민의힘 27%였다. 지난주 갤럽 조사 때는 국민의힘(35%)이 민주당(28%)을 7%포인트 앞섰는데, 불과 일주일 만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7%포인트 앞서는 상황이 된 것이다. 보수 지지율을 떠받쳐온 70대 이상에서도 국민의힘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연령대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4%, 국민의힘 지지율은 33%였다.

6·3 대선 직전인 5월 마지막 주 갤럽 조사와 비교하면 지지율 역전은 아찔한 수준이다. 당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2%, 국민의힘 36%였다. 대구·경북(TK)에서는 국민의힘 62%, 민주당 23%, 70대 이상은 국민의힘 61%, 민주당 28%였다. 국민의힘만 떼어놓고 보면, 티케이(TK)와 70대 이상에서 지지율 30% 정도가 통째 증발한 셈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이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실을 압수수색 중인 11일,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항의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보수 초강세 지역인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기 감지 능력이 취약하다. 다음 총선까지 3년이나 남았다는 현역 의원 보신주의가 당의 몰락과 보수 위기에 둔감하게 한다. 뼈를 깎는 혁신과 쇄신, 중도층 요구에 반응하기보다는 지역 강성 지지층의 ‘반이재명’ ‘반민주당’ 구호에 끌려다니기 쉽다.

정치적 안방인 대구·경북에서의 정당 지지율 역전은 새 대통령 임기 초반 나타나기 마련인 집권여당 지지율 상승,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이 맞물린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내년 6·3 지방선거까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부산·울산·경남 상당지역을 민주당에 내주며 전국정당으로서는 멸칭인 ‘영남당’ 지위마저 위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 주류의 ‘반혁신’을 비판하며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 지지율 19%’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구태정치에 스스로 갇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에도 귀를 막은 채, 오직 기득권 수호에 몰두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10%대 당 지지율과 티케이 지지층 이탈 등과 관련해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회의에서도 ‘우리가 계속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국민 눈높이에서 지속적으로 뼈를 깎는 혁신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전날 ‘윤희숙 혁신위’는 12·3 비상계엄 및 윤석열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한 사과 문구를 당원 투표를 통해 당헌·당규 전문에 넣겠다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당 지지율 19%’ 해법마저 중구난방

국민의힘이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지는 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어떤 지도부가 구성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들 사이에서도 당 지지율 추락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제각각 내놓으며 사분오열하는 상황이다.

‘친윤 청산’을 요구하는 안철수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안 의원은 “찐윤 세도정치는 이제 완전히 막을 내려야 한다. 청산과 혁신만이 우리를 다시 뛰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반면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윤희숙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 “당원과 국민의 헌신과 희생을 헛되이 만드는 것으로,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친윤 청산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혁신안마저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는 장동혁 의원도 당 지지율 19% 원인을 ‘내부 총질’ 탓으로 돌렸다. 장 의원은 “언제까지 사과만 할 것이냐. 특검이 무리하게 전직 대통령을 재구속해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한다. 대선에서 41%를 얻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로 떨어진 이유를 제대로 찾아야 제대로 혁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채 상병 특검팀의 임종득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 압수수색을 따지기 위해, 영장을 발부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 차원의 무차별적 압수수색에 국민과 함께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갤럽 : 8∼10일 만 18살 이상 1002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1.7%,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국지표조사 : 7∼9일 만 18살 이상 1003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9.9%,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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