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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복귀 의대생에 “기대해라” 보복 예고…학사유연화 또 하나?

랭크뉴스 | 2025.07.11 16:40:04 |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은 파업을, 의대생들이 동맹 휴학을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이 됐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와 의료계와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이 의정 갈등이 드디어 끝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지쳐있던 의료계와 국민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먼저 복귀해 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입니다.

■ 복귀 전공의·의대생 향한 보복 글 잇따라…"지옥 뭔지 보여준다"

'감귤들 기대해라. 지옥이 뭔지 보여준다'
'감귤들 철저하게 학교 레지던트 기수열외 해야 된다'

최근 여러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입니다. 의사·의대생임을 인증해야 접속할 수 있는 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글을 캡처해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당 글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감귤'이라는 표현은, '감사한 의사'라는 말에서 유래해 현재 복귀한 전공의·의대생들에 대한 비하 표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해당 글에는 현재 미복귀 상태인 전공의·의대생들이 의정 갈등 해소로 현장에 복귀하면 먼저 복귀해 있던 이들을 보복하겠다는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드디어 감귤 잡으러 간다…곧 복귀다", "(감귤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고 투명 인간 취급" 등의 표현들로 거침없이 악의를 드러냈습니다.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재구성

앞서 의정갈등 사태가 벌어진 직후에도 메디스태프에는 현장에 복귀해 있던 전공의와 의대생을 조롱하는 글들이 여러 차례 올라온 바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의 이름 등 신상 정보를 올린 뒤, 돌려보는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복귀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보호 조치가 더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올해 병원에 복귀한 한 전공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복귀 전공의를 향한 보복성 글이 커뮤니티에 계속 올라온다며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의정갈등 사태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전문 진료 과목을 정할 때 등 여러 단계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한 지방의대 학생도 "최근에도 복귀자 명단을 주고받더라"며 압박을 호소했습니다.

■ 차의과대 의전원서도 복귀한 학생 향해 조롱…커뮤니티에선 상반된 입장

물론 글을 올린 건 일부 학생들이겠지만, 이미 복귀한 사람의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복귀한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해 나머지 사람들이 비난의 언어를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차의과대 의전원에선 복귀한 학생들을 수업 시간에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 공 지 >

지난 6월 26일 1학년 수업 중, '좋은 의사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실시간 협업 도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표현들이 익명으로 게시되었습니다.

"감귤짓 안 하는 의사"
"배신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의사"
"동료를 버리지 않는 의사"
"수업을 먼저 듣는 의사"

-7월 1일 차의과대 의전원 공지 중-

차의과대 의전원은 현재 미복귀한 학생들을 청강생 신분으로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데, 해당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공유 프로그램을 활용해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겁니다.

이에 학교 측은 의학전문대학원장 명의로 공지글을 올리고, 실명 사과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학생들을 찾아내 징계 절차를 시작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메디스태프 이용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학생들이 잘못했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여전히 먼저 복귀한 학생들을 탓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재구성

■가톨릭대 의대생 "학생회에서 수업 복귀 공개적으로 금지…족보 공유 막기도"

지금까지도 많은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돌아간 이들을 집단으로 따돌리고 괴롭히는 잘못된 문화가 동료들의 복귀를 더욱 망설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에는 일부 학교에서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방해한다는 제보도 들어왔습니다. 그 안에는 빅5 의대 중 하나인 가톨릭대 의대도 있었습니다.

가톨릭대 의대생 A 씨는 "올해는 많은 학생이 복귀를 희망하고 있었지만, 학생회에선 아직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학년별로 시험 직전 등 중요 시점에 학생회와의 간담회가 열렸는데, 해당 간담회에서 학생회 측이 "아직은 학교 가면 안 된다, 다 같이 수업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특히 한 학생이 앞으로의 수업 참여 여부에 대해 익명 투표를 해줄 수 있냐고 질문을 했는데, 질문에 대한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또, 학생회가 시험 족보를 뜻하는 '야마', '파드'의 공유를 금지해, 학생들의 복귀를 사실상 가로막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카카오톡 단체방 재구성

A 씨는 "의과대학 특성상 족보가 없으면 좋은 성적을 받기가 사실 어렵다"며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돌아가고 싶더라도 족보가 없으니, 성적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교육부 "일단 학사유연화는 없다"…'학사유연화' 또 가능할까

아직 학교에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이 바라는 건 아마 교육부의 '학사유연화' 조치일 겁니다.

실제로 김민석 총리와 의료계의 만남 이후 학사유연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교육부는 일단 학사유연화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현재까진 기존 입장과 달라진 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의대 교육 정상화란 목적으로 또다시 학사유연화 카드를 꺼내 들 경우, 다른 단과대와의 형평성, 의대 특혜 논란 등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보복 예고 게시글들에 대해 경찰은 "의대생과 전공의의 자유로운 의사선택을 방해하는 명예훼손·협박 등 불법행위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그래픽 조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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