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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 불똥이 미국인들 아침 식탁으로 튀었다.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브라질산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50%로 대폭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브라질이 세계 최대 커피·오렌지 주스·설탕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 장바구니 물가를 뒤흔들 치명적인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즉각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같은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맞받아쳤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의 서한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면서도 보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브라질 남부 도시 미나스제라이스주 알페나스에 있는 콩키스타 농장에서 한 노동자가 아라비카 커피콩을 말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인 일상에 브라질은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와 있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é)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브라질로부터 원두 814만 자루를 수입했다. 1자루는 60kg다. 미국 전체 커피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오렌지 주스도 미국 내 소비량 가운데 절반이 브라질에서 온다.

커피와 오렌지 주스는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생필품에 가깝다. 아침에 커피 한 잔, 주스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무역상들은 50%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브라질산 커피 미국 수출길은 사실상 막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정부지로 솟은 관세 부담을 미국 원두 가공업체나 브라질 수출업자 어느 한쪽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AI 기반 투자분석 그룹 리플렉시비티(Reflexivity) 보고서를 인용해 새 관세를 적용하면 원두 도매가격이 현재보다 4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소비자 한 사람이 매년 추가로 내야 할 커피 값을 역산하면 162달러(약 22만원)이 나온다.

2015년 12월 10일, 브라질 산투스의 커피 창고에서 한 노동자가 수출용 커피 원두가 담긴 1톤짜리 대형 자루를 운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커피 시장에서 브라질을 대체할 만한 수입처는 마땅치 않다. 미국 내에서 커피는 하와이,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소량 생산한다. 자급자족은 어림도 없다. 오렌지 역시 ‘감귤 녹화병(Citrus Greening)’이라는 식물병과 허리케인, 이상 저온 현상 등으로 생산량이 8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오렌지 대신 수입산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보통 커피 전문가들은 브라질산 아라비카 원두의 대안으로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산 로부스타 원두를 꼽는다. 아라비카가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을 자랑하는 고품질 원두라면, 이들 국가서 나는 로부스타는 쓴맛이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아 주로 인스턴트커피나 저가 블렌딩에 사용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로부스타 생산국들 역시 다음 달부터 미국 새 관세 부과 대상이다.

실제 관세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커피 원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고급 원두에 해당하는 아라비카 선물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 새 관세 발표 직후 3.5% 넘게 급등했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라바짜 그룹 주세페 라바짜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진짜 문제는 미국과 유럽 사이 관세가 아니다”라면서 “미국과 브라질, 베트남 같은 커피 생산국 간 관세가 커피 업계 진짜 문제로, 그 최종 결과는 미국 내 커피 가격 상승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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