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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신호위반 차량에 치인 반려견 사망에
법원 “반려동물도 가족” 정신적 손해배상 첫 인정
국내서도 “재산 이상의 존재” 위자료 인정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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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현지시각) 뉴욕 법원은 신호 위반 차량에 의해 사망한 반려견에 대해 직계 가족으로 인정하고, 그에 상당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1심 판결을 내렸습니다. 반려동물이 가족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은 세계 첫 사례입니다. 견주 인스타그램 dapuppy.duke

2023년 7월 4일 미국 뉴욕의 한 횡단보도. 60대 여성 B씨는 아들 A씨의 반려견인 4살 닥스훈트 ‘듀크’를 데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신호위반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건너편 교차로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갑자기 그들을 향해 달려든 겁니다. 마지막 순간 보호자는 달려드는 차량을 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듀크는 그대로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B씨는 물론 듀크의 견주인 아들 A씨도 듀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듀크는 몇 달 전 A씨의 결혼식에서 결혼반지를 물어올 정도로 온 가족의 사랑을 받던 반려견이었거든요. A씨는 “듀크를 세상 무엇보다 사랑했다”며 슬퍼했습니다.

지난달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충격에 빠진 B씨는 사고 한달 뒤 가해 운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가족 구성원의 상실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미국에서 반려동물이 가족이 아닌 재산으로 분류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죠.

반려동물이 재산이라는 건 사고에 따른 보상도 비슷한 견종의 분양비 및 치료비 등 경제적 가치로 제한된다는 뜻입니다. 듀크를 잃은 B씨 역시 2000달러 상당의 치료비와 함께 듀크와 같은 견종의 시장가치(1500달러)를 따져 가해자에게 해당 액수인 3500달러만큼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서는 아끼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시장가격으로 계산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고심 끝에 B씨는 가족의 상실로 따른 정신적 위자료를 요구했는데요. 미국 법원에서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희생된 반려견도 직계가족” 최초의 판결 나왔다

최근 미국 법원은 반려견을 보호자의 직계가족으로 인정해 교통사고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비록 1심이지만 사고로 희생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한 세계 최초의 판결입니다.

사고로 죽은 반려견 듀크의 보호자가 공개한 사진들. 4살 닥스훈트 듀크는 보호자 A씨의 결혼식날 결혼반지를 물어다 줄 만큼 영리한 반려견이었다. 견주 인스타그램 dapuppy.duke

재판부는 “산책줄도 제대로 착용한 반려견이 운전자의 과실로 사망했다. 그 장면을 곁에서 지켜본 보호자는 단순한 재산 손실을 넘어선 크기의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반려견이 직계가족에 준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판결은 극히 제한된 상황에 적용된다”면서 “모든 반려동물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려견이 피해자와 산책줄로 연결돼 있었고 ▲부주의한 운전자에 의한 사고이며 ▲피해자 또한 다칠 위험이 있었다는 사실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피해자 B씨가 듀크의 비극적인 사고 장면을 직접적으로 목격했다는 점을 정신적 피해보상이 필요한 핵심적인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반려동물을 소유품이나 재산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가족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피해 사건…국내 해석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동물은 민법상 물건에 해당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법정에서도 동물을 단순 물건 이상의 특수한 존재로 해석하는 추세입니다. 아직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판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재산 이상의 의미를 갖는 존재라는 것까지는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반려동물 피해 사건에 관한 공익 상담과 변호를 해온 박영헌 변호사는 “10여 년 전부터 법조계에서는 반려동물을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사람과 정서적 유대를 나누는 특수한 존재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피해 보호자에게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가 지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자료는 수백만 원 상당의 소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자료를 통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의도한다기보다는 소송 과정에서 가해자의 잘못을 확인하는 명분으로서의 기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위자료를 부과함으로써 가해자 스스로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박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피해 사건의 경우) 정신적 피해로 인한 위자료가 수억 원 단위로 청구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유사 사건의 위자료가 1000만원을 넘지 못한다”면서 “국내에서 위자료는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구하는 중재적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국회에서도 동물의 지위를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격상하자는 취지의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6일 현행 민법상 물건으로 규정된 동물의 지위를 ‘물건’이 아닌 ‘존재’로 바꾸고, 타인의 반려동물을 죽거나 다치게 한 자는 소유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또 가해자의 귀책 사유로 죽거나 다친 반려동물의 치료비가 해당 동물의 금전적 가치를 넘어설 경우에도 그 지출액에 대해 배상하도록 했습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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