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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주항공 수도, 프랑스를 가다]② 유럽우주국 파리 본부
알렉산더 수섹 유럽우주국 국제협력담당관 인터뷰
“韓 우주청과 협력 위한 기본 협약 체결 앞둬
전 세계와 일하는 것이 유럽우주국의 힘”

“지난 6월에 23개 회원국이 한국과의 협업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협력의 첫 단계인 기본 협약(Framework Agreement)을 맺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의 유럽우주국(ESA) 본부에서 만난 알렉산더 수섹(Alexander Soucek) 국제협력담당관은 한국 우주항공청(KASA)과 ESA가 조만간 협력 강화를 위한 기본 협약을 체결하고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출범한 우주청은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ESA를 핵심 협력 대상으로 삼았다. 그동안 꾸준히 ESA의 문을 두드렸는데, 마침내 결실을 눈앞에 둔 것이다.

알렉산더 수섹(Alexander Soucek) 유럽우주국(ESA) 국제협력담당관은 7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다양성이 한국 우주 산업의 강점"이라며 ESA와 우주항공청이 조만간 협력을 위한 기본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파리=이종현 기자


수섹 담당관과의 인터뷰는 ESA 본부에서 에펠탑이 보이는 ‘에펠룸’에서 진행됐다. 그는 “한국 우주 산업은 특정 분야에 치중하지 않는 다양성이 강점”이라며 “기본 협약을 맺은 이후에는 한국과 유럽이 함께 추진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항법시스템과 기초과학 연구, 천문 탐사, 태양 관측 등을 주요 의제로 꼽았다.

ESA는 유럽 전체의 우주 분야 연구개발(R&D)과 정책, 탐사 계획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한 해 예산만 77억9000만유로(한화 약 12조5571억원)에 달한다. 유럽 23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고, 비유럽 국가인 캐나다도 협력국으로 ESA와 함께한다. 한국도 중장기적으로 ESA의 공식 협력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춤하는 와중에 ESA와 협력을 강화하게 된 것은 우주청 입장에서도 호재다. 트럼프 정부는 NASA 예산을 248억달러(약 34조1000억원)에서 188억달러(25조8000억원)로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NASA의 과학 분야 예산은 절반이 삭감될 예정이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 시각) NASA 고위직 직원 2000여 명이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주청 관계자는 “ESA와의 기본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이 맞는다”며 “코페르니쿠스를 비롯해 유럽이 주도하는 다양한 우주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페르니쿠스 프로그램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ESA가 관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구관측 프로그램이다.

다만 우주청이 기본 협약을 맺더라도 ESA가 주도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수섹 담당관은 “ESA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거나 자국 프로젝트를 ESA 프로그램에 편입하려면 준회원국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본 협약 체결은 구체적인 협력을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프랑스는 ESA의 23개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우주 개발에 참여하는 국가다. 올해 ESA 예산 가운데 프랑스가 분담하는 금액이 10억7490만유로로 21.3%에 달한다. 파리에 ESA의 본부가 있는 이유다. 프랑스 다음으로는 독일(18.8%), 이탈리아(15.8%)의 예산 분담률이 10%를 넘는다.

수섹 담당관은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같은 주요국 외에도 다양한 국가들의 참여와 협력이 ESA의 역동성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ESA는 지금까지 600여 협정을 맺었고 전 세계에서 매년 8~10개의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ESA는 23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지만, 협정을 통해 전 세계와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우주국(ESA)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위원회실의 모습. 회의실 벽면은 화성을 본따서 만들었고, 천장은 우주선을 연상케 한다./파리=이종현 기자

ESA 본부는 개방과 협력을 모토로 설계됐다. ESA 본부 2층은 여러 회원국에서 파견을 나온 직원들의 사무실과 ESA 내 다양한 위원회의 회의가 진행되는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위원회실은 3개의 회의실로 나눠져 있지만, 필요에 따라 하나의 공간으로 합칠 수 있다.

ESA 관계자는 “위원회실과 회원국 사무실 사이의 회랑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결정이 이뤄지는 소통의 공간”이라며 “회원국이 서로 마주 보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ESA의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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