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9일 전 세계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4조 달러(약 5502조 원)를 돌파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전날보다 2.5% 오른 164.4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시총 4조 달러를 넘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시장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올라선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시총 2조 달러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시총 3조 달러를 달성했다. 미국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 주가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들은 AI 주도권을 쥐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은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신세대 AI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AI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했다. 영국 토터스미디어에 따르면 중국의 AI 역량은 미국에 이어 2위이지만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 세계 상위 100명의 AI 과학자 중 50명이 중국인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호 대선 공약으로 ‘AI 세계 3대 강국’을 제시하고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AI 강국 진입은 규제 혁파와 세제·재정 등 전방위 지원으로 인재·기술·전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입은 -0.3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였다. 파격적인 보상 체계 마련 등 AI 인재 양성 로드맵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AI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기업들이 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52시간 근무제 등 노동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10일 반도체 수출 관련 보고서에서 “AI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시장 주력 제품이 되면서 기술 투자가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 AI 핵심 인프라인 안정적 전력망 구축을 위해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