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새벽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올 3월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난 지 124일 만이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이번 재구속은 직권남용, 특수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 시도 등의 혐의와 관련됐다. 윤 전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한 데다 당시 계엄에 연루된 군사령관 등이 모두 수감된 상황이어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는 당연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최장 20일간 윤 전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게 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내란 사건 본류 수사에 속도를 내는 한편 외환(外患) 혐의 입증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야당의 입법 폭거에 대한 경고용 계엄”이라며 탄핵심판 때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고 재구속되는 순간까지도 계엄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가 올 4월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것은 계엄 선포가 중대한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윤 전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특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함으로써 결국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긴 셈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체포·구속된 데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 재구속된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부끄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심야에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군대를 진입시켜 헌법기관의 권능을 침해한 것은 국헌 문란이자 민주주의 훼손이다. 계엄·탄핵의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검도 정치적 편향 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법과 원칙을 준수하며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조사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과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대로 분명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지 말고 계엄의 실체적 진실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 전직 대통령의 도리임을 명심하고 특검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4394 [단독]'편법증여’ 의혹 한성숙, ‘증여세’ 자료 요청엔 “개인 신상정보” 거부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93 [속보] 尹, 특검 소환 조사 앞두고 불출석사유서 제출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92 박지원에 “한쪽 눈 없으시잖아요” 질의한 시각장애 변호사 사과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91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3주 연속 60%대‥민주 43%·국민의힘 19% [한국갤럽]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90 송언석 “검찰 개혁,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사개특위 제안” [현장영상]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9 ‘2평대 독방’ 윤석열…선풍기 시간당 50분, 하루 식비 5201원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8 김병기 "김건희 집사도 분명한 특검 대상‥특검법 개정도 검토"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7 [속보] 채 상병 특검, 윤석열 집 압수수색…피의자 적시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6 [단독] 김혜경 여사, ‘선거법 위반’ 상고심 기록 접수통지서 40일 만에 수령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5 매달 100만 명이 듣던 밴드, 알고 보니 AI였다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4 李대통령 지지율 63%… TK·PK는 55% 지지 [한국갤럽]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3 윤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순직해병 특검’ 밝힌 이유가 [지금뉴스]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2 트럼프 "캐나다 35%, 나머지 국가 15~20% 관세 지불해야"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1 한강 수영장서 20개월 유아 사망… “안전요원도, CCTV도 없었다”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80 콜마그룹 오너 일가, 보유 지분 90% 담보 내줘… 경영권 분쟁 향방에 촉각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79 순직해병 특검, 尹 자택 압수 수색 시도 중...임종득 의원 주거지 등 10여개 압색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78 ‘탄핵 반대 사과’ 혁신안에 나경원 반발···“분열 되풀이, 정치적 자충수”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77 [단독] '순직해병' 특검,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조태용 전 안보실장 압수수색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76 ‘독버섯 점심’ 호주 여성, 배심원단 유죄 평결 new 랭크뉴스 2025.07.11
54375 소비자원 “전자여행허가 발급 대행 사이트 주의…사칭 사이트 확산” new 랭크뉴스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