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최후진술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게 반성이란 없었습니다.
이번엔 자신이 곤경에 빠뜨린 국무위원들까지 원망하며, 나는 혼자라고 호소했는데요.
자충수가 됐다고 평가받는 어제 진술 내용을, 구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영장실질심사 마지막 단계에서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세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회유했는지', '대통령경호처에 총기를 보여주라고 지시했는지', '김성훈 전 경호차장에게 비화폰 서버 삭제를 지시했는지' 입니다.
내란특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한 뒤 강 전 실장의 진술이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법률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채 변호사에게 '돈을 조금 줄 테니 변호사를 구해달라'고 했는데, 결국 못 구했다"며 변호인 구인난을 호소하고 "강 전 실장 등 다른 비서관과 행정관들도 변호사를 못 구할 테니, 채 변호사가 도와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또 2차 체포영장 집행 이틀 전, 경호처에 총기를 보여주라 했다는 지시에 대해선, "과거 여경이 국민을 지키다 다쳤다는 보고를 받고, 경찰의 총기 지급 문제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비화폰 삭제 지시 혐의를 두고는 "보안사고가 발생해 보안조치 강화를 주문했고, 비화폰 권한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 규정대로 처리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후진술 20분 동안 모든 혐의를 부인한 건데 이는 오히려 자충수가 됐습니다.
구속영장 발부사유는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는 것.
즉, 사후 계엄 문건 서명 및 폐기 혐의나 체포 저지 지시 혐의 등이 어느 정도 인정이 되는데도 윤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다 보니 오히려 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렇지만 윤 전 대통령은 "완전히 고립무원 상태"다, "국무위원들조차 본인 살길 찾아 떠난다. 나는 혼자 싸워야 한다"며 여전히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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