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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굿보이'가 그린 일터 풍경
조직 내 약자들의 좌충우돌과 성장
과거엔 '낭만적', 지금은 '현실적' 직업
"보통 사람의 힘, 사회 다양성 보여줘"
경력 10년 미만, 월급쟁이 변호사들의 희노애락을 담은 드라마 '서초동'. tvN 제공


#. 지난 5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서초동’은 변호사 얘기다. 그동안 법정 드라마에 나왔던 변호사와 조금 다르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 법조타운의 수많은 변호사 중에서도 ‘어쏘(associate)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어쏘 변호사는 법무법인에서 월급을 받는 변호사로, 경력은 대부분 10년 미만이다. 드라마는 월급쟁이 변호사들의 희노애락과 성장을 다룬다.

#.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굿보이’는 경찰이 주인공이다. 스포츠 국가대표 출신 특채로 경찰이 된 이들의 이야기다. 복싱 선수였던 윤동주(박보검), 사격 선수였던 지한나(김소현) 등은 한때 전 국민의 관심을 받던 금메달리스트였지만 경찰 조직 내에서는 특채라는 편견에 시달리며 겉돈다. 이들이 빚어가는 경찰의 또 다른 모습이 드라마의 중심축이다.

드라마 '굿보이'에서 복싱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경찰이 된 윤동주(박보검). JTBC 제공


노무사, 전공의... 사회 다양성 재현



최근 직업을 세분화해 깊게 파고드는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다. MBC는 지난 5~6월 노무사라는 직업을 다룬 최초의 드라마인 ‘노무사 노무진’을 방영했다. 배우 정경호가 유령을 보는 노무사 노무진으로 나와 다양한 노동 문제를 해결했다. tvN이 지난 4월 방영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은 베테랑 의사를 다뤘던 기존 의학 드라마와 달리 초보 의사인 전공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직업이 세밀해지면서 현실감은 높아졌다. '노무사 노무진' 등은 기존에 소외됐던 직군을 조명해 해당 직군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채 경찰, 전공의 등을 다룬 드라마들도 조직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저연차의 모습을 보여줘 대중의 공감을 샀다. 재벌,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보다 사회에서 좌충우돌하는 직장인들의 성장 서사를 유머러스하게 전개시켜 드라마를 풍성하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우리가 미처 관심 갖지 못했던 직업인들을 통해 사회가 몇몇 힘 있고 잘나가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힘으로 굴러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결과보다는 이들의 성장 과정을 중시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펼쳐 보여준다는 점도 미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 tvN 제공


드라마 속 직업, 낭만 대신 '현실'



드라마 직업군이 다양해진 데는 사회 변화의 영향이 크다. 경제 불황과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특정 직업을 선망의 대상으로 다루기보다는 직업 세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2000년대 경제 고성장기에는 트렌디 드라마가 대중들이 선망하거나 새롭게 부상하는 직업들을 주로 다뤘다”며 “하지만 지금은 직업을 낭만적으로만 그리면 공감받지 못하기 때문에, 잘 다루지 않던 직업 영역까지 깊이 파고들어가 현실성 있게 그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의 유령 보는 노무사 노무진(정경호). MBC 제공


주인공의 직업이 드라마 제작·편성 논란을 낳기도 한다. ‘노무사 노무진’은 노무사를 다룬 첫 드라마이자 임순례 영화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라 방영 전부터 화제였다. 하지만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는 드라마 주제와 달리 임 감독이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 이사 재직 시절 노조를 탄압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몰입이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MBC가 이 드라마를 방영한다는 점 역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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