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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 ‘최고 실세’로 불리며 ‘내란 가담’ 의혹을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복귀한다. 올해 2학기부터 ‘남북한관계론’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 전 차장이 피의자로 조사를 받을 예정인 가운데,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오는 11일 채 상병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다. 김 전 차장은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이 불거질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불법 계엄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12·3 불법계엄 다음날 아침 주한미국대사에게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계엄 선포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차장은 계엄 후 이틀 동안 3차례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도 알려져, 내란 특검팀의 조사대상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복귀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핫 이슈’다. 앞서 김 전 차장은 성균관대에서 2005년부터 정치외교학 교수로 정치학개론, 외교정책론, 국제정치론, 일본외교정책론 등을 강의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대통령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인수위원으로 발탁, 그해 5월1일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임명되며 학교를 떠났다. 김 전 차장의 수업이 다시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성균관대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학기는 ‘구속 종강’이냐”, “학교와 학생 모두에 안 좋을 텐데 굳이 (복귀를 하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치외교학과 22학번 김모씨(22)는 “(김 전 차장이) 계엄에 가담하고 내란에 동조했다는 비판이 있고, 윤석열 정부에서 뉴라이트 논란이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추진 등 문제가 많지 않았나”라며 “수업 재개에 선뜻 우호적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치외교학과 23학번 강모씨(22)는 “(특검) 조사가 금방 끝나지 않을 것 같다”며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서 학생들이 방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업) 하다가 또 가시는 것 아니냐” “수업에서 계엄 썰을 풀어주시는 거냐” 등 반응도 오갔다.

김 전 차장의 ‘사법 리스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시절 ‘군 댓글 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에게 정부·여권을 지지하고 야권 정치인을 비난하는 온라인 댓글을 9000회 이상 달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기소됐다.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당시 학생들은 “진짜 구속되는 거냐”, “교수님 수업 못 나오는 거냐”며 불안해했다.

이번 사건과 별도로 학생들 사이에선 김 전 차장의 수업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정치외교학과 19학번 박모씨는 “강의력도 좋으시고, 학점도 잘 주는 것으로 알려져 좋아하는 학생이 꽤 있다”면서도 “강의에서 정치색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편이라 불편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차장의 강의 평가에는 “북한에 ‘사이다 발언’을 많이 해 속시원하다”, “정치성향을 떠나 수업 몰입도가 좋다” 등 댓글이 달렸다.

학교에는 김 전 차장 관련 민원도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에 동조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 강단에 서선 안 된다는 의견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공직에 있다가 돌아온 것일 뿐”이라며 “법적으로 형이 확정되거나 하면 학교 측 조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고려 중인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복귀해 2025학년도 2학기 ‘남북한관계론’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균관대학교 홈페이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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