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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AI로 생성된 사진. SNS 캡쳐

[서울경제]

최근 러브버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출몰하며 ‘벌레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참새가 러브버그를 포식하는 장면이라며 유통된 영상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였음에도 일부 언론이 이를 별다른 설명 없이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A방송사는 9일 아침 뉴스 프로그램에서 ‘드디어 지옥 끝나나…러브버그 천적 등장했다’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해당 보도는 “참새와 까치 등은 물론, 거미나 사마귀 같은 곤충류까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장면이 관찰되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참새 영상을 그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수많은 러브버그가 산을 뒤덮고 있고, 그 위로 수십 마리의 참새 떼가 러브버그를 쪼아먹고 있는 비현실적인 장면이 담긴 해당 영상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영상 AI ‘Veo’로 만들어진 것으로, 영상 우측 하단에는 'Veo’라는 워터마크가 명확히 표기돼 있었다.

B신문사 역시 같은 날 ‘"입 벌리고 자동 사냥"…’러브버그' 먹방하는 천적 나타났나'라는 제목으로 동일한 영상을 사용하며 사진 설명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이라고만 표기했다.

전날에는 C언론사가 ‘러브버그를 무료급식소처럼 이용하고 있더라”…목격담 확산에 “반갑다”’는 제목의 기사에 해당 이미지를 사용했지만, 역시 AI로 만든 이미지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행태는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언론을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준칙' 제5조 위반 소지가 있다. 해당 조항에는 “인공지능을 뉴스 생산에 활용한 경우 이를 이용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특히 1항에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글, 이미지, 영상, 오디오가 뉴스 생산에 직접적으로 사용된 경우 그 사실을 알림 문구나 워터마크, 안내 음성 등의 방법으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표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SNS 캡쳐


다행히 SNS 이용자들은 이미 해당 영상이 AI 생성 콘텐츠라는 사실을 빠르게 간파했다. 지난 3일 한 누리꾼이 스레드에 “속보 드디어 나타났다. 러브버그의 천적! 생명의 은인 참새의 활약상을 영상으로 확인하라”며 해당 영상을 게시하자 “딱 봐도 AI구만ㅋㅋ 참새는 산정상까지 안 올라감”, “뭐야? 우측 하단에 Veo, 이거 AI 프로그램이잖아. 사기치지 마라”는 댓글이 즉각 달렸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7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됐다.

그럼에도 언론은 기본적인 팩트 체크 없이 AI 영상을 실화처럼 보도해 시청자와 독자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A방송사 보도에는 “Veo 마크도 못 보냐”, “요즘 기자들은 AI 영상 구분도 못 하나”는 댓글이 달렸고, C언론사 기사에는 “언론이 가짜뉴스의 확산지가 되다니”, “팩트 확인은 기본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한편 현재 A방송사의 보도 영상은 유튜브에서 비공개 처리됐지만, 여전히 주요 포털에서 ‘참새 러브버그’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AI 영상임을 명시하지 않은 보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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