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되자 “우연이 아니라 인과응보의 필연임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총장이 된 후 검찰을 부려 대권을 향해 질주하던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닥쳐올 그와 검찰의 일몰이 그려져 어찌나 슬프던지”라고 회고하며 “구속과 중형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과 변명으로 일관하는 전직 검찰총장이자 대통령의 초라한 모습은 익히 예상했던 바지만 검찰 후배이자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창피하고 무참한 일”이라고 밝혔다.
임 지검장은 이어 “그와 한 몸이었던 검찰 역시 닥쳐올 성난 수사 구조 개혁의 파고 앞에서 그와 달리 낮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할 텐데 대처 역시 그와 같을까 봐 걱정스럽다”며 “소란스러움 역시 민주주의가 감수해야 할 부담이고 이 역시 결국 넘어설 한고비”라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그로 인해 구속될 뻔했던 박정훈 대령의 무죄가 확정되고 저 역시 승소 소식을 접한 날 그가 서울구치소에 재입소해 구속됐다”며 “우연이 아니라 인과응보의 필연임을 믿는다. 그 필연을 만들어낸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임 지검장은 전날 국가를 상대로 자신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한 내용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함께 올렸다. 앞서 법무부가 이른바 ‘검사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일부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임 지검장은 소송을 냈고,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1천만원의 손해배상액이 인정됐다. 임 지검장은 재심 사건에 무죄를 구형했다는 이유 등으로 법무부의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맡지 못하고 밀려나 있던 그는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지난 4일 서울동부지검장에 취임했다.
임 지검장은 이번 승소에 대해 “(그동안) 세평 수집 담당 수사관들이 검사 게시판에 쓴 제 글에 저격 댓글을 쓴 검사에게 제 세평을 문의하는 등 나쁜 세평을 찾아 헤맨 사실도 알고 그렇게 수집된 자료들이 어디 있는지도 잘 아는데, 법무부와 대검의 거부로 끝내 확인하지 못한 채 판결을 받아 아쉽고 아쉽다”고 말했다. 임 지검장은 “위자료 1천만원이나마 인정된 것은 내부 고발자에게 기적과 같은 승리”라며 “우리가 견딘 하루는 우리가 이겨낸 하루”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