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여부를 결정지을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9일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10일 발부되자 법원 앞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울음소리와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 모인 지지자 200여명은 오전 2시 12분쯤 윤 전 대통령의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망연자실한 기색을 보였다.
집회 사회자는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나라가 이제야 완전히 망한 것 같다"며 특검을 '빨갱이'라고 비난했다. 한 지지자는 충격을 받은 듯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몇몇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말이 안 된다"면서 오열하거나, 방송사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했다.
한순간 감정이 격해졌던 시위대는 영장 발부 1시간여 만에 해산했다. 경찰 50여명은 시위대가 모두 돌아갈 때까지 안전 펜스 앞을 지키며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시위대는 전날부터 이곳에서 '윤 어게인' 등 구호를 외치며 윤 전 대통령 구속 반대 집회를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법원의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며 시위대 대부분이 해산했으나 일부는 "판사들을 압박하겠다"며 남아 밤을 새웠다.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지지자 100여명도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눈물을 흘리고 펜스를 발로 차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차벽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전날 서초동 일대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 1500여명 이상이 모이면서 과격한 폭력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첫 구속 직후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겪은 경찰과 법원의 엄중 대처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부지법 난동으로 재판 중인 피고인은 현재 총 96명으로, 법원은 잇달아 중형을 선고하고 있다.
전날 경찰은 당초 기동대 30여개 부대 약 2000명을 투입하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45개 부대 2700명가량으로 늘렸다.
법원 입구에서는 방호 담당 직원들이 출입자들의 신분증과 소지품을 검사했고, 안전 펜스와 경찰버스 수십 대로 차벽이 세워졌다.
실제 전날 저녁에는 한 지지자가 다른 시위대에게 "서부지법 사태 같은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도발에 넘어가서 폭력은 쓰지 말라"고 '자체 경고'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밤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시위대 상당수가 귀가하고, 일부 지지자는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