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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10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이 침울한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떨구고 있다. 최현수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24일 만에 재구속되자, 서울중앙지법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 사이에선 욕설과 울음이 터져 나왔다. 다만 법원 난입을 시도하는 등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에서와 같은 도를 넘는 과격한 행동은 감지되지 않았다. 경찰은 법원을 둘러싸고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이날 아침부터 서울중앙지법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윤어게인(YOON AGAIN)”, “윤석열 대통령 영장기각” 등 구호를 외치던 지지자들은 이날 새벽 2시15분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에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다 이내 훌쩍이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장 발부 시점 서울중앙지법 앞에는 약 150여명의 지자들이 도로 위에 듬성듬성 놓인 의자에 앉아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자유연대 등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들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주변으로 2천여명 규모의 집회를 신고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영장 결과를) 뒤집자”며 고성을 지르거나 “지옥에 가라”, “천벌 받아야 한다”며 법원을 저주했다. “이게 나라냐”며 생수병을 집어 던지거나, 인근에 붙은 펼침막에 인쇄된 이재명 대통령의 얼굴에 수차례 주먹질을 하는 이도 있었다. 다만 격앙된 반응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대부분은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를 살폈다. 일부 지지자들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통곡했고,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며 마른세수를 하는 이도 보였다.

집회 사회자는 “이 사태를 뒤집을 수 있는 건 다시 12월3일 계엄이 선포됐던 겨울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하거나 “이 판을 뒤집어서 이재명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참여자들을 북돋웠지만 상당수는 허망한 표정으로 의자에 몸을 기대어 있거나 주변 기둥을 잡고 고개를 떨궜다. 사회자가 “맥아리없게 있지 말라”고 다그치자 힘없이 “네”하는 대답이 간간히 들려왔다.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된 후 법원에 진입하거나 집회 현장을 벗어나 도를 넘는 과격한 행동을 벌이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모습은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의 첫 구속영장이 발부 뒤 벌어진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대비된다. 지난 1월18일 윤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던 서울서부지법 주변에는 3만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지지자들이 운집했고, 다음 날 새벽 3시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청사를 부수는 난동을 벌였다. 난동 가담자들은 현재 법원에서 차례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당시 사태를 의식한 듯 이날 집회에 무대에서는 “당시 그냥 서 있기만 한 사람도 최근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오늘 경찰이 날을 잡고 우리를 흥분시키고 도발한 뒤 잡아갈 수 있으니 오늘만큼은 절대 경찰 등에 달려들어선 안 된다”며 당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경찰도 서울중앙지법을 둘러싼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주변에 경찰 기동대 45개 부대(약 2700여명)와 안전울타리 등 차단장비 350여점을 배치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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