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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운영하는 지방공무원 연수기관 주변에 하숙촌이 있습니다.

5급으로 승진한 공무원들이 6주 연수를 받을 때 주로 여기서 하숙합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지급받는 숙박비가 실제 하숙비보다 훨씬 많아서, 해마다 수 십억씩 혈세가 낭비되는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완주군의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공무원 연수를 책임지는 이곳 부근에 깔끔한 다가구 주택 단지가 들어서 있습니다.

공무원 하숙촌입니다.

지방직 공무원들이 교육받는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이 만들어진 뒤, 교육생 수요에 맞춰 하숙 형태의 방이 하나둘씩 생겼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아예 하숙마을로 불리면서, 건물 50여 채에서 공무원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숙집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침대와 냉장고 등 기본 가전과 가구가 갖춰져 있습니다.

사실상 숙박업소 수준입니다.

[하숙마을 업주/음성변조 : "수건은 매일 드리고요. 청소는 제가 매일 와서 치워드려요."]

하숙생 대부분은 각 지방에서 온 5급 공무원 승진자들입니다.

인재개발원 안에 숙소가 모자라 하숙촌에 방을 얻는 겁니다.

소속 지자체는 이들에게 6주의 연수 기간 하루 5만 5천 원씩, 총 200만 원 안팎의 숙박비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영수증 증빙이 필요 없는 정액 지급 방식입니다.

실제 숙박비 시세는 70만 원 안팎, 나머지 130만 원 정도 금액은 공무원이 사적으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곳 숙박비는 현금 결제만 가능합니다.

현금영수증도 주고받지 않습니다.

[하숙마을 업주/음성변조 : "저희는 (현금) 영수증 같은 건 따로 없는데, 그게 꼭 필요하신가요? 11년째 하는데, 영수증 이야기하신 분은 처음이에요."]

하숙촌을 이용하는 5급 승진 공무원 규모는 한해 2천여 명, 매년 20~30억 원의 혈세가 공무원 쌈짓돈으로 쓰인 셈입니다.

[A 씨/5급 사무관 교육생/음성변조 : "안 반납하죠. 숙박비가 얼마든 알아서 퉁쳐서 주니까."]

[B 씨/5급 사무관 교육생/음성변조 : "저희가 남은 걸 반납한 기억은 없고…."]

이곳 하숙촌은 관할 지자체의 영업 허가도 받지 않고 사실상 숙박 영업을 해왔습니다.

세무 당국도 탈세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정성훈/변호사 : "증빙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은 소득과 소비를 숨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니까 결국에는 소득세나 부가가치세 등의 탈루로…."]

취재가 시작되자 행안부도 전국 지자체의 숙박비 지급 상황을 조사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그래픽:김성일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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