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의 모습. 연합뉴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조성옥 전 회장이 김건희 여사의 계좌관리를 담당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회장과 김 여사의 관계가 이번 주가조작 수사의 핵심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조 전 회장이 직접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건희특검은 조 전 회장을 오는 10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조 전 회장에게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조 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통한 주가조작 의혹에 개입했는지, 김 여사와의 관계 등에 대해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조 전 회장은 이날 경기도 광주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주가조작 의혹과 김 여사와의 관계를 모두 부인했다. 조 전 회장은 “이 전 대표를 전혀 모른다”며 “마치 나를 아는 것처럼 말하는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그러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공익제보자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조 전 회장의 아들(라임 사태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 서울구치소에 더 머물 수 있는 방법을 부탁받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조 전 회장과 김 여사의 관계가 이 전 대표를 매개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었다. 조 전 회장은 이에 대해 “아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알지도 못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은 주가조작 의혹 역시 강하게 부인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여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 주가가 불과 두달 만에 5배 가량 폭등했다. 특검은 조 전 회장 등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들이 실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주가 부양에 나선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나와 관계가 없다”며 “내가 그만두고 난 이후인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은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에게 회사를 2023년 2월에 넘겼는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은 그 이후인 5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본 점에 대해서도 “내가 가진 주식을 파는데, 비쌀 때 파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 꼭 쌀 때 팔아서 밑져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검은 조 전 회장 소환조사에서 삼부토건의 최대지분이 조 전 회장과 이 회장으로 넘어간 시기와 전현직 임원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논의된 과정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