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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격노설' 대통령실 회의 참석…당일 관련자 통화기록 없어 그간 덜 주목

尹 정권 외교안보 실세, 국회선 "격노 없었다" 주장…내일 특검 첫 출석조사

'채상병 사건 회수 개입 의혹' 관련 경찰 고위간부도 줄소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12.17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권지현 기자 =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윤석열 정권의 외교안보 실세 참모였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수사외압에 관여한 핵심 피의자로 보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전 차장은 'VIP 격노설'이 나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하며 배석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목격하고 실제 실행에 옮기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해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장은 2023년 8월 개시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채상병 수사방해 의혹 관련 수사에서 그간 한걸음씩 벗어나 있었다.

공수처는 지난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주요 군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지만, 대통령실 핵심 참모 등 윗선에 대한 소환 조사까진 뻗어나가지 못했다.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를 지휘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군사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관련자들의 통화기록에서도 김 전 차장의 흔적은 명확하지 않았다.

VIP 격노설이 제기된 2023년 7월 31일부터 박 대령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한 8월 2일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군 수뇌부들과 긴밀하게 소통한 정황이 통화기록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 전 차장의 경우 군검찰이 채상병 사건 기록을 회수하고 처리방안을 고심하던 시점인 2023년 8월 8일 이종섭 전 장관과 한차례 통화한 기록만 확인됐을 뿐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 전 차장의 소환 조사 계획을 밝히면서 그의 신분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차장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순직해병특검 출석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7.7 [email protected]


특검팀이 예상보다 더 빨리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 김 전 차장을 소환조사하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특검팀이 VIP 격노설 수사 본격화를 선언한 이래로 김 전 차장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 소환자가 됐다.

김 전 사령관은 당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전언을 박정훈 대령에게 처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VIP 격노설의 실체를 밝힐 '키맨'으로 평가된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격노설 전달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실제 회의에 참석했던 김 전 차장을 추궁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은 김 전 차장 관련 기록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선 특검팀이 김 전 차장의 혐의를 추가로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 참석자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김 전 차장,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청와대에서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한 실세 참모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해 7월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당시 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가 없었고 윤 전 대통령의 격노도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순직해병 사건 수사 이끌 이명현 특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특검은 이러한 대통령실 의중에 따라 경찰에 넘겨진 채상병 사건 기록을 국방부가 회수할 수 있도록 개입·조율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찰 고위간부들도 줄소환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2023년 7∼8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을 지낸 경무관 이모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 박모 행정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경북경찰청에 '국방부가 사건 기록 회수를 원한다'고 전달하고 조율한 의혹을 받아 왔다.

전날에는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내며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던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군 검찰단이 회수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조율했다는 의혹을 받는 경무관 노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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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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